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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게 신고된 김은혜 재산…김동연·강용석 "사퇴하라"

김보겸 기자I 2022.05.30 17:14:00

30일 선관위 "김은혜, 재산 16억원 축소 신고"
김동연 "경기도민 부끄럽게 하지 말고 사퇴하라"
강용석 "도민 기망하지 말고 사퇴 전제로 단일화"
'고의성' 여부 따라 당선 무효 될 수도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의 일부 재산이 실제 가액보다 낮게 신고된 것으로 드러나자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와 무소속 강용석 후보가 공세에 나섰다.

김은혜 후보 측은 “실무자의 일부 착오가 있었다”는 입장이지만 상대 후보 측은 “사퇴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강용석 후보는 ‘(자신을 중심으로 한) 단일화’까지 요구하고 있다.

후보자의 재산 축소 신고는 고의성 여부에 따라 당선이 취소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김동연 후보와 강용석 후보는 김은혜 후보가 의도적으로 재산을 축소·신고했다는 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 (사진=이데일리DB)
◇‘재산 축소신고’ 의혹에 김은혜, ‘사과 없는’ 입장문

30일 중앙선관위는 김은혜 후보의 재산 축소 신고가 ‘사실로 인정됐다’는 내용의 공고를 냈다. 원래 재산보다 16억1700만원 축소·신고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배우자 빌딩가액을 173억6194만원으로 기재해야 하지만 158억6785만원으로 14억9408만원 적게 신고했다. 배우자 소유 증권 부분도 9억6034만원으로 기재해야 하지만 이보다 1억2369만원 적은 8억3665만원으로 축소 신고했다

또 선관위는 지난 TV토론에서 재산 관련한 김 후보의 발언이 사실과 다르다고도 했다. 지난 23일 경기도지사 후보 토론회에서 김 후보는 배우자 건물에 대한 본인의 공유 지분이 8분의 1이라고 했지만, 공직선거 후보자 재산신고서에는 4분의 1이라 기재했다는 것이다.

중앙선관위는 이날 이 공고문을 선관위 건물 외부에 게시하고, 31일부터는 경기도 모든 시군의 투표구에 공고문을 5매씩 게시한다. 선거일 당일에도 투표소마다 1매씩 해당 공고문이 붙는다.

김 후보 측은 이날(30일) 입장문을 내고 “재산신고와 관련해 실무자의 일부 착오가 있었다”며 “앞으로 더욱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사과는 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30일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의 허위재산 축소신고 선거관리위원회 결정사항과 관련해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긴급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정, 김민철, 이용우, 정성호, 민병덕 의원. (사진=연합뉴스)
◇“사퇴하라”는 김동연, “단일화하라”는 강용석

선관위의 결정에 김동연 후보와 강용석 후보는 김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강 후보 측은 한 술 더 떠서 단일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소연 강용석 캠프 수석대변인은 “김은혜 후보는 더 이상의 혼란을 야기하거나 도민을 기망하지 말고 즉시 사퇴를 전제로 강용석 후보와 단일화를 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은 김 후보가 고의로 재산을 줄여서 신고했다고 보고 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상당히 고의적이고 의도적인 축소가 있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가 3년간 똑같이 재산신고를 했는데, 매년 공시지가가 바뀌는 토지와 부동산 가격을 변동 없이 3년간 신고한 것은 고의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정 의원은 “기술적으로 적용하면 되는 것을 숨긴 것은 실무자 착오로 보기 힘들다”며 김 후보 측 해명도 납득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도 “특히 작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할 때 상당한 금액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그런데도 똑같은 금액을 신고한 것은 충분히 고의성이 있다”고 거들었다.

민주당이 의도성을 강조하는 건 후보자가 고의로 재산을 줄여 신고했을 경우 당선이 무효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2월 김홍걸 무소속 의원은 4·15 총선 당시 재산공개에서 배우자 명의인 10억원짜리 상가 대지와 상가·아파트 임대보증금을 누락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 80만원을 받아 당선 무효형을 피한 바 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당선인이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나 징역형을 확정받으면 당선이 취소된다.

지난해 1월에도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4·15 총선 후보자 당시 재산을 재산을 11억원가량 축소해 신고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 80만원을 받았다. 재판부는 “후보자 적법성을 공정하게 판단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취지를 훼손하는 것으로 죄질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고의로 허위사실을 기재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이 같이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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