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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1등 노리는 세븐일레븐…미니스톱과 시너지 '기대'

남궁민관 기자I 2022.03.29 15:20:00

미니스톱 딜클로징…29일 본격 통합작업 돌입해
바잉파워·물류 강화 더해 그룹 퀵커머스에 힘 보탤듯
다만 미니스톱 가맹 점주 이탈 막기가 인수 성패 관건
"세븐일레븐과 통합 우호적 여론 노력해야" 조언도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내 3위 편의점 세븐일레븐이 연초 인수한 5위 미니스톱과의 통합 작업에 본격 돌입하면서, 업계 선두권 진입에 박차를 가하고 나섰다. 미니스톱 가맹 점포 수를 끌어 안아 1·2위 CU와 GS25와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계획인데, 결국 경쟁력 있는 미니스톱 가맹 점포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에서 이번 인수의 성과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본격 통합 작업에 돌입한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사진=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지난 22일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승인 이후 잔금 지불 등 인수를 위한 후속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29일부터 본격적으로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 통합 작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미니스톱 인수액은 3134억원. 이번 인수를 통해 업계 3위에 머물러있는 세븐일레븐을 1·2위 선두권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세븐일레븐의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롯데그룹 내 유통계열사들이 최근 공 들이고 있는 퀵커머스의 거점으로 전국 편의점을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편의점 업체별 전국 가맹 점포 수를 살표보면, 1위 CU와 2위 GS25는 각각 1만5855개, 1만5453개로 근소한 차이로 선두권 다툼을 펼치고 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1만1173개 가맹 점포를 확보하고 있는데, 만약 이번에 인수한 미니스톱 가맹 점포 2602개를 모두 끌어 안을 경우 1·2위와 간격을 바싹 좁힌 1만3775개로 확대할 수 있다. 가맹 점포 수 확대는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뿐더러, 이른바 ‘바잉 파워(Buying Power)’를 높여 매입 단가 개선 등 상품 이익률이 개선할 여지가 생긴다.

특히 롯데그룹 차원에서는 촘촘해진 전국 가맹 점포망과 확장된 물류센터로, 그룹 내 다른 유통계열사들의 퀵커머스 사업과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가 최근 “이제 1·2위 경쟁을 해볼 만하다. 1위를 위해 이 정도 투자는 해야 되지 않겠나”라며 선두권 진입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다만 관련 업계에선 미니스톱 인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이날 돌입한 통합 작업이 더욱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전국 가맹 점포 수를 기대한 1만4000여개까지 확대하기 위해선 현재 미니스톱과 가맹계약을 맺은 점주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절대 녹록지 않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니스톱 고매출 점포는 전체의 20~30% 가량일텐데 이들 점포들이 미니스톱과 가맹 계약이 끝난 시점에 세븐일레븐을 선택할지, 다른 편의점 업체로 넘어갈지 미지수”라며 “알짜배기 점포들을 하나, 둘씩 뺏기다 보면 세븐일레븐은 3000억원이라는 인수금액을 내고서도 정작 껍데기만 가져가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니스톱 가맹 점포들을 갈등 없이 끌어 안는 작업 또한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업계에선 과거 세븐일레븐이 편의점 바이더웨이를 인수·통합할 당시 일부 바이더웨이 가맹 점주들과 갈등을 빚었던 사례들이 심심찮게 언급된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바이더웨이 통합 과정에서 간판을 바꿔 다는 대신 부담스러운 수준의 혜택을 요구하는 일부 점주들이 있었다”며 “미니스톱 통합 과정에 적지 않은 추가 비용이 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롯데지주가 미니스톱 인수에 직접 나선 이유 중 하나로 최근 코리아세븐의 재무구조 악화가 거론되는데, 추가 비용이 증가할 수록 코리아세븐의 부담 또한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리아세븐은 지난 23일 48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나섰으며, 이 중 3300억원을 미니스톱 통합 작업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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