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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생후 7개월 된 딸을 홀로 방치해 숨지게 한 젊은 부모가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경찰은 이들 부모에게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송치했지만 검찰이 죄명을 바꿨다.
인천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오세영)는 살인, 사체유기 등의 혐의로 A씨(21)·B양(18·여) 부부를 구속기소 했다고 3일 밝혔다. A씨 부부는 지난 5월25~31일 인천 부평구 한 아파트 집에서 딸(7개월)을 혼자 두고 방치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5월17일 6시간 동안 집 앞에서 딸을 홀로 방치한 혐의(아동복지법상 아동유기·방임)도 받고 있다. 5월25일부터 6일 동안 집을 비운 A씨 부부는 각자 생활하면서 친구 집과 모텔 등에서 잠을 자고 집에 있는 딸을 굶겨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같은 달 31일 오후 4시15분께 집에 들어와 딸이 숨진 것을 발견하고 15분 뒤 집을 나갔다가 다음 날 다시 돌아와 숨진 아기를 라면상자에 담아뒀다. 숨진 아기는 B씨의 아버지가 지난달 2일 손녀 집에 왔다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검찰은 A씨 부부와 참고인을 추가 조사하고 통화내역, 휴대전화 포렌식, 문자메시지 내용 등을 분석해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A씨 부부는 아기가 3~4일 이상 분유와 수분을 섭취하지 않고 홀로 방치되면 사망할 수 있음을 충분히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아기를 돌보지 않고 홀로 내버려뒀다”며 “살인의 범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해 살인죄로 기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A씨 부부는 아기를 방치한 후 5일째인 5월31일 시신을 확인하고 지난달 2일까지 상자에 넣어 추후 야산에 매장할 의도로 방치한 채 은폐한 점은 사체유기죄로 인지해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향후 재판 과정에서 책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게 철저히 공소유지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