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409.3원)보다 22.0원 오른 1431.3원에 마감했다. 2009년 3월 16일(1440.0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장중에는 1435.4원까지 올랐다.
지속되는 강달러에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두드러졌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대비 69.06포인트(3.02%) 떨어진 2220.94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2215.3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코스피 지수가 222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20년 7월24일(2200.44)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6.99포인트(5.07%) 내린 692.37에 거래를 마치며 2년 3개월 만에 700선이 깨졌다. 이날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코스피 756개, 코스닥 605개에 달했다.
긴축 쇼크는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후 연말까지 추가로 1.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투자자들은 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공격적 긴축에 따른 경기침체 위험을 주목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정부가 23일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50년 만에 최대 규모의 감세안을 발표하자 오히려 재정건전성 우려가 고조되며 파운드화 가치가 37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이에 따른 여진은 이날 아시아 시장에 고스란히 전달됐다. 일본 닛케이 지수가 2.66% 빠진 것을 비롯해 중국, 홍콩, 대만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물론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 가치가 동반 급락하면서 ‘제2의 아시아 외환위기’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경고음도 나오고 있다.
외환시장에선 원·달러 환율이 연내 1500원~2000원대까지도 충분히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증권가에선 코스피 지수 하단을 예상하는 게 무의미하다는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경기 침체에 따른 기업 실적 악화는 더 큰 우려다. 유진투자증권은 내년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올해보다 5∼10% 줄어들면 코스피 지수는 1920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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