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2시쯤 기자가 운전하는 자동차가 일산대교 하이패스 요금소를 통과하자, 차량 내부의 설치된 단말기에서는 통행료가 0원이라는 음성이 흘러나왔다.
한강을 건너는 유일한 유료다리 였던 일산대교가 지난 2008년 5월 개통 이후 무료로 전환된 첫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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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패스 차로로 진입하는 차량들은 기존의 요금소 통과 방식과 다를게 없어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현금을 지불하는 차로에서는 연신 자동차 경적이 울렸다. 이날 낮 12시부터 통행료를 내지 않아도 되는지 모르는 운전자들이 으레 요금을 결제하기 위해 정차했기 때문이다.
운전자들은 요금소 직원 대신 창에 붙여진 안내문구를 전부 읽고나서야 천천히 요금소를 빠져 나오기 위해 차를 몰았다.
김포와 고양을 오가는 배송업무를 위해 하루에도 몇번씩 일산대교를 이용한다는 조문상(62)씨는 “수개월 전부터 일산대교 무료화를 위해 정치인들이 나서서 집회와 기자회견 등을 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오늘부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요금소를 지나기 직전에야 알았다”며 “정치적 논란이야 관심 없고 이용객 입장에서는 무료로 건널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 아니겠냐”고 말했다.
앞서 이날 정오 일산대교 요금소 앞에서는 이한규 경기도 행정2부지사와 이재준 고양시장, 정하영 김포시장, 최종환 파주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통행료 무료화를 축하하기 위한 공식행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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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완 대진대 행정정보학과 교수는 “유료도로는 이곳을 통행하는 이용객이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수익자부담 원칙을 기본으로 한다. 통행료가 과다한 경우엔 사업자와 협상을 통해 재조정하면 된다”며 “그렇지 않고 이번처럼 지자체 재원으로 통행료를 충당하는 경우에는 이용하지 않는 주민들의 혈세 부담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