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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인구 1만 3000명의 태평양 섬나라인 나우루는 지난 15일 대만과 관계를 단절한다고 발표했다. 나우루의 단교 소식은 대만 총통 선거 이후 이틀 만에, 아울러 반중·친미 성향의 민진당이 재집권에 성공하며 중국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해졌다.
나우루의 단교로 대만의 남은 외교 파트너는 12개국으로 쪼그라들었다. 대만은 차이잉원 전 총통이 집권한 8년 동안 총 10개국의 단교를 겪었다. 최근 사례들을 살펴보면 나우루에 앞서 2019년 태평양 섬나라인 키리바시가 대만에 단교를 통보했고, 2021년엔 중미 국가인 니카라과가 대만과 관계를 끊고 중국과 수교했다. 지난해에는 온두라스가 단교를 선언했다.
중국의 군사적, 경제적, 외교적 압력이 이들 국가의 단교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중국은 2016년 차이잉원 전 총통이 집권한 이후 막대한 재정 지원과 농산물 수입 등을 미끼로 대만의 수교국을 줄이는 데 주력했다. 이른바 ‘금전 외교’다.
대만 중국시보는 이날 나우루의 국교 단절이 자칫 다른 국가에도 영향을 미쳐 단교 도미노 현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만 정부가 중국의 금전 외교에 맞서 추가 이탈 방지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중미 국가인 과테말라의 향후 행보가 가장 중요하다는 진단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남은 12개 수교국 가운데 대만과 경제적으로 가장 강력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는 과테말라다. 과테말라의 국내총생산(GDP)은 2022년 기준 950억달러다. 문제는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과테말라 신임 대통령이 친중 인사라는 점이다.
대만 외교부의 류융젠 대변인은 전날 성명을 통해 “대만은 민주 진영 국가들과 손잡고 권위주의(중국)의 강압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대만의 외교적 영향력이 줄어들며 유엔 등과 같은 국제기구에서 대만을 대신해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친구도 적어졌다”고 짚었다.
한편 나우루의 대만 단교 발표에 중국은 즉각 환영의 뜻을 표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나우루 정부의 결정에 찬사와 환영을 표한다”며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중국 전체를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 정부”라고 강조했다. 반면 미국은 “대만은 신뢰할 수 있고 (미국과) 생각이 비슷한 민주적 파트너”라며 “나우루의 결정에 실망스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