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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장은 인사말에서 “나라가 여러분들의 울타리가 돼드렸어야 하는데, 마음 아픈 일들을 겪으시게 해서 죄송하다”며 “안양지청장에게 이런 행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꼭 참석하겠다, 왜 진작 알려주지 않았느냐’고 타박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기동 대검 공공수사부장 등 동석한 대검 간부들을 소개한 뒤 “대검찰청에서 김장 일 가장 잘할 만한 사람들을 골라서 데려왔다”고 말해 참가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장가운, 위생모, 고무장갑으로 중무장한 이 총장은 능수능란한 손놀림으로 배추를 양념에 버무렸다. 이 총장은 취임 후 김장, 연탄배달, 무료급식 등 봉사에 꾸준히 참석한 베테랑이다.
이처럼 총장이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통에 일선 직원들도 사무실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모 대검 간부는 귀띔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손준성·이정섭 검사 탄핵 추진에 이어 검찰총장 탄핵까지 검토한단 소식이 전해지며 검찰 분위기는 뒤숭숭하지만 이 총장은 잠시 만사를 잊은 듯 참석자들과 정겨운 수다를 나누며 부지런히 담근 김치를 쌓았다.
이날 이 총장과 함께한 울타리 회원들은 “직접 와주어 힘을 주고 희망을 주셔서 감사하다”며 검찰에 거듭 감사의 뜻을 표했다. 한 회원은 이 총장에게 직접 감사를 전하려다 과거의 상처가 떠오른 듯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참석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범죄 피해를 당한 지 8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약을 먹지 않으면 잠들지 못한다는 한 참가자는 “제가 살면서 그런 일을 당할 줄 생각도 못 했다. 너무나 자존심이 상했다”며 “검찰이 우리 아픈 피해자들을 많이 생각해주시고 앞으로도 많은 노력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이 총장은 “눈물 흘리는 피해자분들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다”며 검찰의 범죄 피해 회복 노력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