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노믹스 추진력 확보…공격적 돈풀기·감세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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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2.09 13:53:58

[2026日중의원선거]
조기총선, 경기정책 ‘신뢰투표’ 성격
‘적극적 재정정책’에 대한 국민 지지
감세 병행한 확장재정 본격화 전망
성장 기대 vs 재정악화 심화 우려 상존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중의원(하원) 총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경제정책, 이른바 ‘다카이치노믹스’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공격적인 재정정책 및 감세안이 본격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와 국가부채 우려가 동시에 커지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AFP)
국민 지지 힘입은 ‘적극 재정정책’…경제 성장 기대감↑

뉴욕타임스(NYT)는 8일 다카이치 총리가 중의원 총선거 압승과 함께 “취임 110일 만에 일본 경제의 틀을 바꾸기 시작했다”면서 ‘강한 일본’을 뒷받침할 경제 구상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적극재정을 앞세운 ‘다카이치노믹스’가 가속화할 것이란 얘기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취임과 동시에 경기부양을 위한 대규모 정부 지출 정책을 잇달아 예고했다. 오랜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하락)을 끊기 위해 지난해 12월 역대 최대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단행한 데 이어 2026회계연도 일반 예산안 역시 역대 최대 규모인 122조 3000억엔으로 확정했다. 아울러 방위비 증액과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에 대한 국가 주도형 대규모 투자 계획도 내놨다.

다카이치 총리가 추진하는 확장적 경제정책이 이번 총선에서 핵심 쟁점이었던 만큼, 자민당의 압승은 유권자들이 그의 경제정책을 지지한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그동안 계류 상태였던 예산안은 이번 총선 승리로 수월한 통과가 예상된다. 자민당이 중의원에서 단독으로 과반을 훌쩍 넘는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확보했기 때문에 참의원(상원)에서 법안이 부결되도 재가결이 가능하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1월 취임과 함께 성장전략본부를 설치하고, 첫 경제정책으로 AI·반도체·조선·방위산업 등 17개 전략 분야에 대한 중점 투자 구상을 공개했다. 특히 AI 및 첨단 반도체 개발과 관련해 1조 2300억엔의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이를 위한 돈을 어디에서 마련할 것인지다. 다카이치 총리는 이미 ‘2년간 식품 소비세 0%로 인하’라는 대규모 감세를 약속했다. 부족한 재정은 29조 6000억엔에 달하는 신규 국채를 발행해 충당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는 경기부양 기대를 끌어올리고 있다. 닛케이225지수가 다카이치 총리 집권 이후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 호조 기대, 견조한 기업 실적 등에 힘입은 결과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다음달 약 4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기대비 1%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금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을 앞질러 올해 일본 가계소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골드만삭스의 브루스 커크 일본 주식 전략 책임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일본의 고질적인 디플레이션이 임금 상승과 건전한 인플레이션이 동반되며 마침내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재정악화→금리상승·엔저 심화 우려도 상존

하지만 재정건전성 우려도 함께 키우고 있다. 일본 재무성은 감세 조치가 시행되면 연간 300억달러 이상의 세수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일본의 국가채무 잔액은 이미 1000조엔을 넘어섰다. 정부부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237%로 미국(120%)의 두 배 수준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향후 초당적 논의를 통해 소비세 개편 방향을 논의하겠다고 밝혔으나, 재원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감세가 추진될 경우 국채 금리 상승과 엔저에 따른 물가 상승이 확대할 것이란 경고가 나온다.

NYT는 “일본 경제는 장기 디플레이션의 악순환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지만, 가계는 에너지·신선식품 등 필수품 가격 상승으로 여전히 생활 부담을 겪고 있다”고 짚었다.

대외 리스크도 변수다. 중국은 일본산 해산물 수입을 중단하고 단체 관광객의 일본 방문을 제한했다. 일본 제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등 핵삼 광물 수출도 제한 조치를 시사했다. 양국간 관계 개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중국의 단체 관광 제한 및 희토류 수출 통제라는 이중 타격이 일본의 성장률 전망을 최대 1년치 수준까지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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