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감사원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과정의 적정성, AI 교과서 검정 과정의 공정성 및 투명성에 대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앞서 지난 2월 국회는 해당 감사를 요구했고, 이에 6월 감사원은 교육부 등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한 바 있다.
지난 2022년 11월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취임 직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AI 교과서를 도입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석 달 후인 2023년 1월, 외부 의견 수렴조차 없이 7차례의 내부 회의만 거쳐 그 도입 시기를 2025년으로 정했다.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시범운영도 생략된 채, AI 교과서를 실제 수업에 적용한 후 수정·보완하는 현장적합성 검토를 2024년 9월부터 2025년 2월까지 6개월간 실시하기로 했지만, 발행사들의 개발 시간이 촉박했고 결국 수업 현장 적용도 없이 불안하게 도입됐다.
또 AI교과서 개발 기준이 제시되지 않아 발행사들이 각자 통일된 기준도 없이 개발하게 되면서 재수정 같은 혼란과 비용 낭비도 나타났다. 기술규격문서 등 기술기준이 포함된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검정실시 공고를 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없었던 것이다. 그 결과 발행사들이 기술 기준도 없이 제작에 나섰다가 그 이후 기술기준이 제공되면서 시스템을 재설계하는 착오도 겪었다.
예산편성 과정도 혼란이 이어졌다. 교육부는 AI교과서 가격구조를 과목별 구독형 체계로 하고 구독료 예산은 시·도 교육청 보통 교부금으로 부담하려 했다. 실제 교육부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와 디지털기반 교육혁신을 위해 협력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사항은 별도 협의해 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교육청 기금에 여유가 있다는 이유로 예산조달방식을 검토하지 않은 채 시·도 교육청 담당과장 회의에서 구독료를 교육청 보통교부금으로 부담하겠다는 계획을 일방적으로 전달했다. AI교과서 구독료 추계는 올해 3361억원, 내년 5421억원, 2027년 8634억원, 2028년 1조 732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시범운영이나 현장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고 속도에만 집중한 AI교과서는 현재 교육현장과 동떨어져 있는 결과로 이어졌다. 감사원이 실태점검을 한 결과 고등학교 1학년 영어에 단 한번도 접속하지 않은 학생이 무려 72.8%에 달했고 10일 이상 활용한 학생은 1.5%에 불과했다.
감사원은 교육부 장관에 새로운 형태의 교과서를 도입할 때 시범운영을 실시해 효과를 검증하고 문제를 미리 점검할 수 있도록 주의 요구 조치를 내렸다. 또 AI교과서 같이 지방교육재정에 부담을 주는 사업을 추진할 때에는 필요 재원을 검토하고 시·도교육청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정하는 등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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