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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리스크 우려"…글로벌 투자금 美→유럽·中 이동

방성훈 기자I 2025.04.02 15:03:49

트럼프 취임후 美 나스닥 12% 하락…S&P500도 6%↓
지난주 美주식펀드 30조 이탈…이외 펀드 17조 유입
기대와 달리 트럼프 관세 역효과…유럽·중국 반사이익
"2일 글로벌 증시 중대 변곡점, 투자자들 대응 준비중"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주식시장에서 투자자금 이탈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2일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한 영향이다. 이탈한 자금이 유럽과 중국으로 흘러들어가면서 미국 증시의 ‘단독 질주’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사진=AFP)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나스닥 종합지수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약 두 달 만에 12% 하락하며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6% 내렸다.

관세 문제로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캐나다 증시는 1% 하락에 그쳤고, 멕시코 증시는 오히려 5% 상승했다. 아직 상호관세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캐나다나 멕시코보다 미국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투자자들은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당시 “미국의 황금 시대가 시작된다”는 선언을 무색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투자 펀드의 자금 흐름을 보면 미 주식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이 더욱 뚜렷하다.

금융조사업체인 EPFR에 따르면 3월 한 달 동안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주식 펀드에 347억달러(약 50조 8800억원)가 몰린 반면, 미국 주식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198억달러(약 29조원)에 그쳤다. 이는 11개월 만에 가장 적은 금액이다.

3월 마지막 주에만 미국 주식 펀드에서 202억달러(약 29조 6200억원)가 빠져나갔다. 이는 주간 기준으로 최근 5년 동안 7번째로 큰 유출 규모다. 같은 기간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주식 펀드에는 113억달러(약 16조 5700억원)가 유입됐다.

이탈한 자금은 유럽과 중국으로 이동한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 주요 증시 중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지수는 홍콩 항셍지수로 20% 가까이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와 맞물려, 지난 1월 ‘딥시크 쇼크’ 이후 중국 인공지능(AI) 업계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아시아 투자자금이 중국으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과 대립하는 방향으로 통상 및 외교·안보 정책을 펼치면서 유럽연합(EU)과 독일 주도로 유럽 국가들이 군사 지출을 늘리고 있다. 이는 방위산업과 건설 등 인프라 관련 종목들을 중심으로 투자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직전인 지난해 12월 미국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이 전 세계 시총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던 것과 대비된다. 닛케이는 “트럼프 정부 출범 전까지만 해도 미국 증시가 1강 체제로 독주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투자자들의 불신이 커졌다”며 “미국으로 투자를 유도하려던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관세 정책이 오히려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소시에테제네랄증권의 사이토 츠토무 전략가는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미 주식에 대한 특별 대우를 재검토하며 단기 이벤트에 유연하게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대규모 상호관세가 발표되는 4월 2일이 글로벌 증시의 중대한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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