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자이쥔 중국 중동 특사는 오사마 이집트 외교부 팔레스타인 담당 차관보와 전화 통화를 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정세를 논의했다.
자이 특사는 “중국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사이 긴장과 폭력이 심화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것에 안타까움을 표한다”며 “민간인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를 반대하고 규탄하며 즉각 휴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가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집트와 소통을 지속하면서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 국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인도주의적 공격을 방지하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사마 차관보는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높이 평가하며 국제사회에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평화를 재개하기 위한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앞으로 중국과 협력해 상황을 진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도 전했다.
|
중국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이스라엘 지원에 대응해 팔레스타인을 옹호하는 편을 택하고 있다.
중국 관영언론들은 팔레스타인이 기습 공격을 감행한 이유는 그동안 이스라엘의 지속적인 공격의 결과이며 서방국은 중동 문제를 등한시해놓고선 이번에 이스라엘을 지원하면서 분쟁을 키우고 있다고 비판의 공세를 높여왔다.
현재 중동은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 확대 경쟁이 치열하다. 중국은 올해 4월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외교 수장들을 베이징으로 초청해 회담을 열면서 양국간 관계 정상화를 중재 한 바 있다.
8월에는 신흥 개도국 모임인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주도로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여러 중동 국가를 신규 회원국으로 가입키로도 했다.
미국은 이에 맞서 최근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었다. 이번 하마스의 공격이 있기 전까진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수교를 맺을 것이라는 관측이 주를 이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력 충돌이 본격화되면서 중동 지역의 평화 분위기는 사라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고 밝혀 이스라엘과 관계 개선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당장 미국도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 의사를 나타냄으로써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상대적으로 대척점에 서게 됐다. 미국이 포로 맞석방을 조건으로 8조원 규모 자금 동결을 해제한 이란은 이번 사태 배후로 지목되고 있어 긴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중동 정세가 혼란한 틈을 타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합동 훈련을 진행하면서 양국간 연대를 과시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에 따르면 양국은 지난 9일부터 해군 합동 훈련인 ‘푸른 검(란젠)-2023’을 시작했다.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훈련 계획은 한달여 전 발표된 사항이지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팔레스타인 지지 선언으로 중동 지역 긴장감이 고조된 상태여서 이목이 집중됐다.
푸단대 중동연구센터 소장인 쑨더캉은 GT에 “미국은 지역 전략을 반영하고 긴장을 고조시키기보다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장기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