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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충남 천안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가축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최근 경기도 북부와 강원도 등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 등이 잇따라 발견된 데 이어 충남에서도 고병원성 AI가 나오면서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충남도, 충남 천안시 등에 따르면 충남 천안에서 지난 21일 야생조류에서 채취한 분변 정밀검사 결과, ‘H5N8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국내 서식 중인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 확진 판정이 나온 것은 2018년 2월 1일 충남 아산 곡교천의 H5N6형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충남도를 비롯해 세종시와 충북도 등 인근 지자체는 바이러스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닭과 오리 등 가금류 사육농장을 대상으로 긴급 방역과 출입통제, 가축 이동제한 등에 나서고 있다.
우선 충남도와 충남 천안시는 반경 10㎞ 내 42개 농장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189만마리 이동을 금지시켰다.
항원 검출지점 반경 500m 내 사람과 차량 출입을 막고, 반경 10㎞인 야생조류 방역대에 포함된 천안·아산·세종 등 3개 시·군의 철새도래지에 축산차량 진입도 금지했다.
충북 청주의 한 전통시장에서도 시중에 판매 중인 토종닭에서 저병원성 AI 항원이 검출됐다.
충북도는 예방적 차원에서 도내 오리 사육 농가 62곳에 대해 내년 3월까지 4개월간 사육을 제한하는 휴지기제를 추진하고, 종오리 농장 19곳과 철새 도래지 차량·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기로 했다.
충남 천안시 관계자는 “중국과 대만, 필리핀 등 주변국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발생이 증가하고 있어 이달부터 가금밀집 사육지역인 풍세면에 방역초소 2개소를 운영해왔다”면서 “이번 바이러스 검출로 발생지점에 방역초소를 추가 설치하고, 질병 확산 방지를 위해 소독차량 5대를 긴급 투입해 밀집사육지역과 하천 등 취약지역에 대한 집중소독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축사 환기창 등 개방된 부위는 그물망을 설치했으며, 농장 주변에는 생석회를 살포해 야생조수의 접근을 차단함으로써 질병 유입을 방지하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위기단계가 ‘주의’에 해당하지만 ‘심각’단계에 준하는 선제적 방역조치를 적용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 방역당국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고병원성 AI까지 확산할 경우 각 지자체의 방역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릴 가능성이 높다”며 “가금류 사육농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돼 살처분까지 가면 정말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초기 방역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