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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찢기' 러 배구코치의 궤변…"인종차별? 그냥 세리머니일 뿐"

이재길 기자I 2019.08.08 15:28:48
(사진=스포르트24 캡처)
[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눈 찢기’ 동작으로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인 러시아 여자배구 대표팀 코치가 ‘축하 세리머니’였다는 황당한 해명을 내놔 비난이 식지 않는 모양새다.

세르지오 부사토 코치는 8일 러시아 스포츠전문매체 ‘스포르트 24’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동작을 불쾌하게 느꼈다면 사과하겠다”면서도 “당시 동작은 러시아가 도쿄 올림픽에 나가게 된 것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한국을 모욕할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부사토 코치는 ‘눈 찢기’를 브라질의 삼바춤에 비유하는 등 궤변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을 때 삼바 춤을 춘 것과 같은 맥락의 행동이었다”며 “내 행동이 인종차별적인 행위로 받아들여진 것에 놀랐다. 나를 제대로 해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한국 팀에 대해 큰 존경심을 갖고 있으며 그곳에서 일하는 친구가 여러 명 있다. 한국을 모욕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부사토 코치는 지난 5일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열린 올림픽 세계예선 E조 3차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2-3 승리를 거둔 뒤, 양손으로 눈을 찢는 세리머니를 했다. ‘눈 찢기’ 동작은 아시아인의 신체적인 특징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다.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에서는 엄격하게 금지하는 행동 중 하나다. 논란이 될 경우 진상조사까지 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다만 국제배구연맹(FIVB)은 규칙서에는 해당 세리머니에 대한 금지 조항을 따로 두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행위에 대해 대한배구협회는 FIVB와 러시아배구협회에 공문을 보내 항의했다. 또 해당 코치에 대한 징계 등 적절한 조치를 촉구하기도 했다.

배구협회 관계자는 “FIVB가 인종차별적 세리머니에 대해 징계가 가능한지를 확인 중”이라면서 “그런 행위에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차원에서 공식 항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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