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만화진흥원 등에 따르면 만화진흥원은 올해 국비, 출연금 등으로 예산 126억원을 확보했다. 2023년 예산 257억원에서 2년 새 절반으로 줄었다. 지난해 예산(209억원)도 2023년 대비 48억원이 줄어 허리띠를 졸라맸는데 올해는 국비와 시비 지원이 더 줄어 타격이 커졌다.
만화진흥원은 부천시가 2009년 출연해 설립한 기관으로 부천지역 만화작가를 지원하며 문체부의 만화산업 육성 사업을 수탁해 보조금으로 전국 만화작가를 지원한다. 부천 만화업계는 국비가 2년째 삭감된 것은 만화진흥원이 2022년 7~8월 개최한 전국 학생만화공모전에서 카툰작품 ‘윤석열차’를 제출한 부천지역 고등학생에게 금상을 수여하고 같은해 9월30일~10월3일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해당 작품을 전시한 것의 보복성 조치로 보고 있다.
|
문체부는 2023년 만화진흥원에 보조금 116억원을 지급했다가 지난해에는 39.7%(46억원)를 줄여 70억원만 지급했다. 올해는 2023년 보조금 대비 75.9%(88억원) 줄어든 28억원을 지급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41억여원 줄었다.
보조금 삭감으로 만화진흥원의 만화해외진출지원(수출작품 번역 지원·해외 전시)과 만화전문교육인력 양성, 만화독립출판 지원, 만화콘텐츠다각화 지원 사업은 지난해 폐지됐다. 웹툰창작체험관 조성, 지역웹툰캠퍼스 운영 사업은 지난해 만화진흥원에서 문체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 이관됐다.
올해는 만화진흥원의 웹툰아카데미(지난해 사업비 9억원)와 다양성 만화제작 지원(지난해 24억원), 만화창작 초기단계 지원(지난해 8억원) 사업이 콘텐츠진흥원으로 이관됐다. 콘텐츠진흥원은 만화작가 지원 기관이 아니라 방송·게임·음악·패션·만화 콘텐츠 기업을 지원하는 곳이다. 이 때문에 만화작가들은 콘텐츠진흥원으로 이관된 사업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것을 우려한다. 웹툰협회 관계자는 “만화진흥원 보조금 삭감으로 지난해 인력양성 사업과 출판지원 사업이 폐지됐고 올해는 다양성 만화제작 지원 사업 등이 이관됐다”며 “만화작가 지원 경험이 없는 콘텐츠진흥원이 해당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보복성 조치로 만화작가들이 혼란해한다”며 “창작지원금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으면 만화산업이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체부는 “콘텐츠진흥원으로의 사업 이관은 대통령 비판에 대한 보복과는 관련이 없고 지난해 1월 문체부가 발표한 만화·웹툰산업 발전 방향 정책에 맞춰 국가 중심의 지원을 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콘텐츠진흥원은 “이관된 사업은 변화를 최소화하겠다”며 “사업계획을 검토한 뒤 다음 달 초 공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