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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주민소환 불발…한숨 돌린 민주당

김무연 기자I 2021.09.15 16:25:06

유권자 65%가 주민소환 반대 표명…사실상 불발
강력한 방역지침 내린 뒤 본인은 마스크 미착용 비판
내년 중간선거 앞두고 민심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
샌더스·오바마·바이든 대통령까지 나서 뉴섬 지지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주민소환이 무산됨에 따라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남은 임기를 보전하게 됐다. 중간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풍향계’로 평가받았던 이번 주민소환 투표는 민주당의 승리로 일단락된 모양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CNN 등 외신은 주 선거구의 68%가 개표를 진행한 가운데 65%가 주민소환 반대했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뉴섬 주지사의 주민소환이 불발된 셈이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사진=AFP)
◇ 방역수칙 ‘내로남불’에 발목 잡힌 뉴섬

주민소환이란 유권자들이 투표로 선출된 공무원을 중도 해임하고 다른 후보자로 교체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소환 찬성이 50%를 넘어서면 뉴섬 지사는 직을 잃는다. 캘리포니아는 지난 14일부터 뉴섬 지사 주민소환 여부를 결정짓는 투표에 들어갔다.

뉴섬 지사는 지난 2018년 중간선거에서 61.9%를 득표해 캘리포니아주 지사에 당선돼 이듬해 1월 7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이번 주민소환 무산으로 그는 오는 2023년 1월까지 남은 임기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뉴섬 지사는 투표가 종료된 뒤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 민주당사에서 이번 주민소환 투표는 미국을 분열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골동품 꽃병에 가까우며 함부로 던지면 백만 개의 다른 조각으로 부서진다”라면서 주민소환 투표가 민주주의의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트럼프를 물리쳤을지 모르지만 이 나라에서 ‘트럼프주의’는 죽지 않았다”라고 날을 세웠다.

뉴섬 지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캘리포니아 전역에 엄격한 폐쇄 조치를 내리며 캘리포니아 주민에게 많은 반발을 샀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 북부 나파 밸리의 고급 식당에서 열린 친구 생일 파티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참석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 중간선거 전 민심 풍향계…바이든까지 지원사격 나서

민주당 텃밭인 캘리포니아에서 뉴섬 지사의 주민소환 투표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다만, 공화당 측에서 학교 폐쇄, 마스크 착용, 백신 접종을 지지해 온 뉴섬 지사가 정작 본인은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여론이 뒤바뀌었다. 뉴섬 주지사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160만명이 주민소환 투표에 찬성에 서명했다. 주민소환이 이뤄지려면 150만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번 주민소환 투표는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 있었기 때문에 바이든 행정부를 비롯한 민주당에서도 각별한 관심을 쏟았다.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버락 오바마 전(前) 대통령,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 등 저명한 민주당원이 뉴섬 지사에 지지를 표명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또한 주민소환 투표 하루 전인 13일 캘리포니아 롱비치를 방문해 뉴섬 지사를 위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지하든지 도널드 트럼프를 받아들이든지”라고 경고했다. 뉴섬 지사가 물러날 경우 직을 이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래리 엘더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의 클론(복제인간)”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1913년 이래로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두고 주민소환 투표를 진행하려는 움직임은 55번이나 있었다. 다만, 실제로 주민소환 투표까지 이어진 경우는 이번을 포함해 두 번에 불과하다. 앞서 2003년 민주당 소속 그레이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주민 소환 투표에서 패배하고, 영화배우 출신 공화당 소속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후임 주지사에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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