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울(Blue Owl)발 유동성 이슈가 글로벌 사모대출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성장성보다 펀드 구조와 리스크 관리 역량으로 옮겨가고 있다. 장기 대출 자산에 단기 환매 구조를 결합한 설계가 논란이 되면서 자산·부채 만기 구조에 대한 점검 요구도 커지는 분위기다.
이 같은 흐름은 국내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일찍이 감지돼 왔다. 사모대출 자산이 빠르게 확대되는 과정에서 연기금과 공제회 등을 중심으로 상품 구조와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고, 일부 해외 상품의 손실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수익률보다 방어력을 묻는 질문이 늘었다.
이데일리는 프랭클린템플턴 산하 사모대출 운용사 BSP의 김정민 아태지역(APAC) 세일즈 총괄을 만나 시장 변화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BSP는 은행을 거치지 않고 중견·중소기업에 직접 자금을 공급하는 선순위 직접대출을 주력 전략으로 한다. 담보와 재무적 약정을 통해 하방 위험을 통제하고, 부실 발생 시 선순위 채권자로서 협상력을 확보하는 구조가 특징이다.
BSP는 현재 약 920억달러(약 132조원) 규모의 운용자산(AUM)을 굴리고 있으며, 최근 인수한 아페라자산운용 자산까지 더하면 프랭클린템플턴의 대체 크레딧 플랫폼의 AUM은 내년 중 1000억달러(약 143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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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코어 자산된 사모대출…구조가 성과 좌우
사모대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은행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견·중소기업 대출이 위축된 틈을 메우며 성장해왔다. 이제는 전통 채권을 보완하는 전술적 자산을 넘어 장기 포트폴리오의 코어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글로벌 기관투자자 조사에서도 90% 이상이 대체 크레딧 비중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계획이라고 응답했고, 절반 이상은 추가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인프라 부채, 자산기반대출(ABL), 스페셜 시추에이션 등으로 전략을 다변화하는 흐름도 뚜렷하다.
다만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구조에 대한 점검 요구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민 BSP 총괄은 "사모대출은 회수 기간이 긴 비유동 자산인 만큼 자금 운용 구조에 따라 유동성 리스크가 달라질 수 있다"며 "스트레스 국면에서는 표면적인 수익률보다 구조가 성과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그는 크레딧 투자의 핵심으로 △딜 선별(언더라이팅) △손실 통제(워크아웃·회수)를 제시했다. 그는 "경쟁이 심화될수록 유사한 거래를 검토하게 되지만, 차이는 부실 발생 시 얼마나 방어하고 회수하느냐에서 발생한다"며 "운용사 간 언더라이팅 기준 차이가 실제 손실률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관심도 같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김 총괄은 "지금은 수익률이 아니라 유동성과 회수 메커니즘을 점검해야 할 시점"이라며 "국내 기관들도 초기 빈티지의 청산을 경험하면서 위기 대응 역량을 평가하는 구간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10개 섹터 집중·전담 워크아웃…"차이는 회수에서 난다"
BSP는 이런 시기 속 어떤 전략을 가져가고 있을까. 김 총괄에 따르면 BSP는 투자 단계에서부터 리스크를 선별한다. 그는 "원자재 가격에 직접 연동되거나 정책 변수에 크게 노출된 산업은 구조적으로 배제하고, 현금흐름 가시성이 높은 미들마켓 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후관리 체계도 별도로 두고 있다. 법률·구조조정 경험을 갖춘 전담 인력이 문제 자산을 관리하며, 디폴트 발생 시 회수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김 총괄은 "투자 이후 관리 역량이 장기 성과를 좌우하기 때문에 운용사가 이러한 역량을 갖추는 것은 기본적이면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연간 실현손실률을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온 이유"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리스크 관리 사례로는 코로나 기간 실적이 악화된 미국의 헬스케어 기업 A사에 대한 직접대출을 들었다. 당시 A사의 최대주주(사모펀드)가 추가 자금 투입을 거부하면서 재무 부담이 커졌지만, BSP는 선순위 채권자로서 구조조정 과정에 직접 참여했다. 이후 경영진 교체와 비용 구조 개선 등을 통해 기업 정상화를 추진했고,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현재까지도 관리 중이다. 이에 대해 김 총괄은 "채권자는 단순히 돈을 빌려주는 위치가 아니라, 필요할 경우 기업 운영에 개입해 가치를 방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프랭클린템플턴이 사모대출 부문을 단일 브랜드로 통합한 행보도 의미를 갖는다. 프랭클린템플턴은 지난 2022년 인수한 유럽 크레딧 운용사 알센트라를 BSP 브랜드로 최근 통합했다. 미국과 유럽에 흩어져 있던 운용 조직을 하나의 체계로 묶어 리서치, 투자 집행, 사후관리 기능을 일원화한 것이다. 김 총괄은 "기관투자자들이 대체 크레딧 전반에 걸친 전문성과 일관된 리스크 관리 체계를 요구하는 시장 수요를 반영한 조치"라며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리서치와 투자 실행, 회수 관리 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민 총괄은 마지막으로 "최근 사모대출 시장의 화두는 명확해졌다"며 "수익률이 아니라 구조, 특히 위기 상황에서 회수 체계가 얼마나 작동하느냐가 관건이다. 기준을 지키는 운용은 결국 장기 성과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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