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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교수 49명 "의료사태 우려…전공의 복귀에 명분 필요"

이지현 기자I 2024.09.05 15:40:36

시국선언문 통해 의료개혁 정원 확대 해답 아니다 지적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49명의 원로교수가 의료사태 관련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5일 원로교수들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우리의 호소’라는 제목의 선언문을 통해 “지금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개혁은 대한민국의 의료를 ‘공멸’의 길로 내몰고 있다”며 “의대 입학 정원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응급의료, 필수의료, 그리고 지역의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의사들이 필수의료과를 기피하는 이유는 높은 의료분쟁 위험과 낮은 보상 때문이라고 했다. 지방에서 의사들이 부족한 이유는 인구 감소와 환자들의 대도시 대형 병원 선호 때문으로 봤다. 이 때문에 지방에서는 생명권을 온전히 보장받기 어려운 현실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한 해법은 의대 정원 증원이 아닌 의료분쟁제도를 개선하고 의료 보상을 현실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의과대학과 수련 병원은 의대생 증원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의대 정원 증원 시도는 법적·제도적·절차적 정당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했다. 이들은 “제대로 된 의료인이 되기 위해서는 내실 있는 임상교육이 필수적”이라며 “지금과 같이 환자 진료로 바쁜 교수들은 교육에 집중하기 어려워지고, 병원의 규모도 한계가 있어 늘어난 학생들을 수용하기 어렵다. 이는 궁극적으로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질 위험이 있으며, 이는 곧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책임질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명분이 필요하다”며 “현재의 의료 위기는 단순한 의사 파업이 아니라, 정부의 불법적이고 강압적인 정책에 실망한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의사와 전문의가 되기 위한 교육을 포기한 결과다. 이는 곧 의료현장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줄 사람들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지금 추진 중인 무리한 의대 정원 증원을 중단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합리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며 “이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의무다. 이번 기회를 통해 대한민국의 의료 시스템이 더욱 건강해지고, 국민 모두가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함께 이름을 올린 명예교수는 △강윤구 울산대 명예교수(가나다순) △고윤석 울산대 명예교수 △고일두 서울과학기술대 명예교수(건축학) △김경효 이화여대 명예교수 △김성규 영남대 명예교수 △김시영 경희대 명예교수 △김우호 서울대 명예교수 △김정구 서울대 명예교수 △김중곤 서울대 명예교수 △김종학 이화여대 명예교수 △김효수 서울대 명예교수 △김현집 서울대 명예교수 △박경수 서울대 명예교수 △박병주 서울대 명예교수 △박선양 서울대 명예교수 △박영배 서울대 명예교수 △백승연 이화여대 명예교수 △서정욱 서울대 명예교수 △성명훈 서울대 명예교수 △성진실 연세대 명예교수 △손대원 서울대 명예교수 △신희영 서울대 명예교수 △오승택 가톨릭대 명예교수 △유석희 중앙대 명예교수 △윤병우 서울대 명예교수 △이경자 이화여대 명예교수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화학/과학커뮤니케이션) △이미애 이화여대 명예교수 △이상범 경북대 명예교수 △이순남 이화여대 명예교수 △이승주 이화여대 명예교수 △이종석 서울대 명예교수 △이춘택 서울대 명예교수 △임태환 울산대 명예교수 △장성구 경희대 명예교수 △장학철 서울대 명예교수 △전선희 이화여대 명예교수 △전용성 서울대 명예교수 △정성은 서울대 명예교수 △정현채 서울대 명예교수 △정화순 이화여대 명예교수 △조문준 충남대 명예교수 △조보연 서울대 명예교수 △조항범 충북대 명예교수(국어학) △최윤식 서울대 명예교수 △최인호 서울대 명예교수 △허대석 서울대 명예교수 △황영일 서울대 명예교수 △황용승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다.

현재 이 선언문에는 이날 오후 2시30분 기준 841명이 동참했다. 의대교수와 학부모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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