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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가자 휴전안 최종안 날리나…"거부하면 휴전 중재 포기"

이소현 기자I 2024.09.02 18:38:50

WP "美 양자택일식 최종 합의안 제시"
"인질 사망으로 합의 시급성 더해져"
바이든, 2일 국가안보팀 회의 소집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휴전 협상의 최종안을 전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수개월간 중재 협상을 이어온 미국은 양측이 최종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미국 주도의 휴전 중재를 포기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3년 10월 1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방문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로이터)


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의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이 조만간 받아들이거나 거절하거나 양자택일식 최종 합의안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최종 합의안을 위해 수개월간 이집트와 카타르와 논의해 왔다.

이 당국자는 WP에 양측이 최종 합의안을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미국 주도의 휴전 협상이 종식될 수 있다면서 “협상을 계속 이어갈 수는 없다. 이 과정은 어느 시점에선 결정이 나야 한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남부에서 인질 6명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이스라엘 사회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협상 타결에 있어 화력을 더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당국자는 인질 6명이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이로 인해 협상이 궤도를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건 이미 우리가 들어서 있는 (협상) 마무리 단계에 시급함을 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주 후반에 인질 석방 및 휴전에 대한 최종 제안을 양측에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날 하마스에 억류 중인 미국 국적 인질 7명의 가족과 한 시간 동안 화상회의를 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이 자리에서 2주 이내에 휴전과 인질 석방이 성사되길 바란다고도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일 오전 국가안보팀 회의를 소집해 협상 타결을 최종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전략을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이 회의에 합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가자지구 분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찰이 인질 협상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대에 물대포를 사용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최종 합의안은 휴전의 열쇠를 쥔 하마스의 최고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선택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스라엘에서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작년 10월 7일 하마스가 가자지구로 끌고 간 인질 중 6명이 이틀 전 가자지구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자 이스라엘에서는 수십만명이 거리로 뛰어나왔다. 최대규모 노동단체 히스타드루트(이스라엘 노동자총연맹)가 2일 하루 총파업을 선언하는 등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휴전을 촉구하는 전방위적 국민의 저항에 직면한 상황이다.

2014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협상에 관여했던 프랭크 로벤슈타인 전직 국무부 관료는 “네타냐후는 인질 석방을 우선시한 적이 없다”면서 “기다리길 택해 시간이 흐르면 생존한 인질이 줄고, 풀어줘야 할 팔레스타인 죄수도 적어지면서 협상에서 더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마스의 신와르도 현재로선 태도를 바꿀 것 같지는 않으며, 결국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의 대응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데니스 로스 전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는 “현재로서 (신와르는) 총파업이 네타냐후 총리의 (휴전) 조건 완화를 이끌어낼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폭격이 인질 사망의 원인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그들의 생명을 염려한다면 돈과 무기 지원을 중단하고 즉시 침략을 끝내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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