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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칠승사이다', 中企·소상공인 체기 뚫을까

김호준 기자I 2021.03.18 15:49:11

출시 71년 칠성사이다, 국민 탄산음료로 각광
중소벤처·소상공인 '사이다' 자처한 권칠승 장관
주52시간, 긴급대출 등 애로 해결 의지 드러내
코로나로 어려운 기업 '체기' 뚫는 면모 보여줘야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속이 뻥! 현장 칠승사이다’

6.25전쟁이 일어난 1950년 탄생한 칠성사이다는 71년째 ‘국민 탄산음료’로 인기를 누린다. 지금까지 국내 누적 판매량은 295억캔(2019년 기준)으로, 롯데월드타워(555m) 707만개를 쌓은 높이와 같다. 단일 품목으로 연 4200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국내 사이다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홈페이지 갈무리)
이처럼 칠성사이다가 오랜 기간 인기를 누렸던 비결로는 시원한 이미지를 활용한 마케팅이 꼽힌다. ‘맑고 깨끗하게’라는 광고 문구 부각해 다른 음료와 차별화에 성공했고 더부룩한 체기를 뚫어준다는 점도 홍보에 지속적으로 활용했다. 최근 답답한 상황이 시원하게 풀릴 때 사이다라는 단어를 쓰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안팎에서는 ‘칠승사이다’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지난 2월 취임한 권칠승 중기부 장관의 이름을 딴 일종의 슬로건이다. 코로나19 사태와 각종 규제로 답답한 중소벤처기업, 소상공인의 걱정과 답답함을 사이다처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10일 중소기업유통센터 유튜브 채널 ‘가치삽시다’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소상공인 제품을 시음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실제로 청문회부터 취임까지 현안에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던 권 장관은 최근 ‘사이다 발언’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 지난 12일 중소 제조업체와 간담회를 가진 권 장관은 업체들이 주 52시간제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하자 “업종이나 일하는 행태에 따라 유예할 방법들이 있는지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 청문회 당시 “우리나라가 글로벌하게 봤을 때 근로시간이 적은 나라는 아니다”라고 답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최근 국회에서 상임위 소속 의원들이 소상공인 긴급대출 예산 편성을 요구하자 그는 “잔여 예산 중 긴급하게 대출할 수 있는 부분은 지적대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소상공인 업계에서 요구하는 무이자 대출에 대해서도 “검토할만한 대안이고 굉장히 유력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고 화답하며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완성차 업계와 중고차 업계 갈등으로 2년이 넘도록 결정이 나지 않고 있는 중고차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 문제에 대해서도 최근 “너무 많은 시일이 지나도록 마냥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해결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권 장관이 사이다를 자신의 이미지로 부각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경기 화성시병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출마한 그의 캠프 이름은 ‘사이다캠프’였다. 정책을 홍보하던 유튜브 채널도 ‘권칠승사이다’였다.

그러나 슬로건으로만 사이다를 자처하기에는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경기회복 전망은 불투명하고, 9월로 연기된 130조원 규모 중소기업·소상공인 ‘코로나 빚폭탄’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난감한 상황이다. 업계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위기를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중기부 역할이 더욱 중요한 시점이다.

칠성사이다는 오랫동안 국민의 체기를 가라앉혀 왔다. 권 장관이 사이다를 자처한 만큼 코로나19 사태로 꽉 막힌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체기를 해소해야 할 시점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권 장관이 중소기업·소상공인 애로를 속 시원하게 해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끈질기게 대안을 제시하는 업무 철학을 본격적으로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12일 경기도 용인시 소재 용주산업을 방문해 김기홍 대표로부터 공장 및 제조설비 안내를 받으며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중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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