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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대피 중 차량폭발...안전한 차량 대피법은

김혜선 기자I 2025.03.26 14:45:20

사전에 대피 경로 2곳 이상 파악해야
불길 휩싸이기 전 ''빠른 대피''가 생사 갈라
에어컨·히터 끄고 ''내부순환 모드''로 주행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북동부 지역을 휩쓸며 18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사망자들은 미처 산불에서 대피하지 못하거나, 대피하던 도중 치솟는 불길에 갇혀 변을 당했다.

26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한 도로에 산불에 불탄 차량이 있는 가운데 경찰이 사망자 시신을 수습하고 있다. 이 차량에서는 산불 사망자 3명이 나왔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차량 이동 중 사망한 이들도 있었다. 경북 영덕군 영덕읍 매정리에서는 실버타운 입소자들이 불길을 피하며 차량으로 이동하던 중 차량 폭발이 발생해 6명 중 3명이 숨졌다. 영양 석보면 삼의리에서도 삼의리 이장 내외가 옆마을인 화매리의 처남댁을 구조한 뒤 대피 장소가 아닌 불길이 치솟는 삼의리로 되돌아가다가 화마에 휩싸여 숨졌다. 이들은 삼의리 내 미처 대피하지 못한 주민들을 구하러 갔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재난적 산불이 덮쳤다면 최대한 빨리 위험 지역에서 벗어나야 한다.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따르면, 산불이 발생할 경우 이웃과 수시로 연락하며 지역 대피 안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언제든지 즉시 대피할 수 있도록 비상용품과 외출용 가방을 준비하고, 미리 대피할 장소와 최선의 대피 경로를 파악해둬야 한다. 또한 차량 이용에 대비해 집 근처로 차량을 대기시켜둬야 한다.

특히 산불 사망자의 대부분은 제대로 대피 계획을 세우지 않거나 단순히 ‘대피 명령’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09년 호주에서는 산불로 173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는데, 이 중 58%가 산불 대피 안내만 기다리며 제대로 된 대피 계획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피 명령이 떨어지면 즉시 학교 등 대피 장소로 이동한다. 특히 도로를 이용할 때는 산불의 진행경로에서 벗어난 안전한 장소를 파악해 이동하며, 산과 멀리 떨어진 도로를 이용한다. 도로에 직접적으로 불이 붙지는 않아도 산불이 크게 발생하면 복사열 및 연기로 인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대피 중 어떤 돌발상황이 발생할 지 모르게 때문에 사전에 최소 2개 이상의 대피 경로를 확보해야 한다.

대피가 너무 늦다면 차량으로 대피하는 것도 매우 위험해질 수 있다. 산불은 차량이 이동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번질 수 있고, 바람에 따라 방향을 바꾸거나 다른 지역으로 뛰어넘어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9년 호주 산불에서 생존한 이들은 마을 안으로 화마가 덮치기 전, 하늘이 붉어지거나 연기 냄새가 짙어졌을 때 피신했다.

무엇보다 침착함을 유지하며 대피해야 한다. 연기와 재로 시야가 가려질 수 있기 때문에 전조등이나 비상등을 사용해 시야를 확보하고, 창문을 꼭 닫아 유독 가스가 차량 내부로 들어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능한 에어컨이나 히터도 끄고, 외부 공기 유입을 차단하는 내부 순환 모드를 작동시킨다. 공기 중 산소 농도는 산불 시 급격히 떨어질 수 있어 최대한 차량 내부의 산소 농도를 유지하려는 것이다.

차량 내부에서는 산불로 인한 복사열이 어느정도 차단되지만, 신체에 손상이 갈 정도로 온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젖은 수건이나 천 등으로 몸을 보호할 대비도 해야 한다. 높아진 온도에 당황하지 말고 차량이 안전하다면 최대한 위험한 장소에서 벗어날 때까지 운행한다. 다만 엔진룸에서 연기가 나는 등 차량이 화염에 휩싸일 위험이 감지되면 즉시 차량을 버리고 낮은 지대로 대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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