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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글로벌은 미국 로드아일랜드주 존스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재보험사로 자연재해, 대형선박, 공장 등 위험도가 높은 보험계약을 주로 취급한다. 한국에는 재물보험 시장을 중점으로 진출, 국내 기업들에게 상업용 자산·제조시설·인프라 등에 대한 리스크 관리 컨설팅을 제공할 계획이다.
기본적으로 원수사로 진출하지만, 국내 원수사들과는 달리 일단 ‘자신들이 잘하는 한정된 영역에서만 활동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FM글로벌이 진출한다고 밝힌 재물보험은 보험가입자의 재산과 물건에 대한 보험이다. 가입 대상자는 대부분 기업으로, 우연한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경제적인 손실을 보상한다.
심용주 FM 글로벌 한국지점 대표는 “강력한 제조업 기반을 갖춘 한국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고, 한국 기업들은 재해 예방 분야에서 손실 방지 솔루션에 대한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며 “FM 글로벌은 다양한 기업들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다양한 컨설팅 성공사례를 보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FM글로벌의 비전은 ‘손실 예방’에 맞춰져 있다. 고객의 잠재적 손실을 예방하고자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춰 1900명 이상이 재물 손실 방지 엔지니어와 협력하고 있다는 게 FM글로벌 측의 설명이다. 리스크 책정을 위한 실험도 직접 진행하고 있다.
◇ 블루오션일까, 레드오션일까...업계 “파급력 미미” 전망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파급력이 미미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손해보험 영역 중 재물보험 비중이 10% 내외로 작은 시장이고, 국내 대형 손해보험사들도 리스크 예방을 위한 연구소를 가지고 있는 등 해당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어서다. 대표적으로 삼성화재가 사업장 재물보험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기업안전연구소’를 운영 중이다.
과거 FM글로벌과 같이 특정한 영역에만 진출했던 외국계 보험사들의 사례를 보면, 큰 성과를 낸 곳은 찾기 힘들다는 것도 이유다. 독일 에르고 그룹은 지난 2008년 에르고다음다이렉트를 설립해 국내 자동차보험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종합손보사를 목표로 어린이보험, 운전자보험, 주택화재보험 등을 내놓으며 상품 포트폴리오를 늘려갔지만, 출범 3년 만에 한국 시장 철수를 결정한 바 있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지금 손해보험업계 구도를 볼때, FM글로벌이 재물보험 시장에 새로운 플레이어로 들어온다고 해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초기엔 특별한 무기가 있지 않는 이상,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각에선 FM글로벌이 내세운 강점이 시장에 통한다면 재물보험 시장 내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시장 진출 상황이 아직 걸음마인 만큼, 좀 더 지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들도 해외 지점을 내고 법인을 세우는 등 단계적으로 성장세를 밟고 있다”며 “초기엔 큰 영향력을 나타낼 수는 없어도, 전문적인 컨설팅이 재물보험 영업에 시너지로 나타난다면 레드오션 사업분야 안에서 블루오션을 개척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