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91% “엄마, 세뱃돈은 ‘내카’로 보내주세요”

김나경 기자I 2025.01.23 14:29:42

우리은행 청소년 라이프스타일 보고서
청소년 91% 본인 계좌·카드로 용돈수령
세뱃돈 맡기기 안 통한다, 82% 직접관리
시간표·급식표 등 맞춤 서비스 만족도↑

자료=우리은행 청소년 라이프스타일 보고서
자료=우리은행 청소년 라이프스타일 보고서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 우리나라 10대가 ‘주체적 금융소비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청소년 10명 중 9명은 엄마카드·아빠카드가 아닌 ‘내 계좌, 내 카드’로 돈을 받고 있다. 설 명절 부모님에게 세뱃돈 맡기기도 옛말이다. 청소년 10명 중 8명은 직접 명절 용돈을 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우리은행의 청소년 라이프스타일 보고서 ‘틴즈다이어리’에 따르면 청소년 70.3%는 정기적으로 용돈을 수령했다. 이 중 본인 명의 계좌·카드로 용돈을 받는 비중이 91.4%에 달했다. 현금으로 용돈을 받는 경우가 6.8%, 부모님 명의 계좌·카드로 받는 비율이 각 1.8%로 나타났다. 용돈 수령 주기는 ‘한 달에 한 번’이 73.1%로 가장 많았다.

월평균 용돈 규모는 ‘5만원 이상 10만원 미만’이 32.4%로 가장 많았다. 10만원 이상 15만원 미만은 24.4%, 20만원 이상이 17.6%로 뒤를 이었다. 청소년들은 편의점·카페 등 식비와 영화·공연·전시 관람, 문구·학용품 구매, 게임 소액결제 등에 자신의 용돈을 썼다.

도서, 의료를 구매할 때나 교통카드를 충전할 때는 주로 부모님께 부탁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용돈을 소비할 때 단순한 지출을 넘어 취향과 가치관을 반영한 자기주도적 소비 습관을 형성하고 있다”며 “계절 의류나 학습 도서 등 의무적인 구매는 부모님에게 의존하지만, 취향이 반영된 문구류나 캐주얼 의류 등은 자신의 용돈으로 구매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청소년은 ‘주체적 금융소비자’로서 명절 용돈 또한 직접 관리하고 있다. 청소년 81.8%가 명절 용돈을 직접 관리한다고 답했다. 부모님이 관리하는 경우에는 29.4%가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명절에 받고 싶은 용돈과 실제 받는 금액의 차이는 컸다. 청소년이 어른 한 명에게 받기를 기대하는 용돈은 10만원이지만 실제로 받는 금액은 5만원이었다.

자료=우리은행 청소년 라이프스타일 보고서
청소년들은 저축 필요성은 대부분 공감하고 있었지만 실제 저축 금액은 크지 않았다. 청소년 92.8%가 저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지만, 월 평균 저축·투자 가능 금액은 3만원이었다. 저축 방식은 자유 입출금이 82.5%로 남는 용돈을 단순히 적립하는 경우가 많았다.

청소년들은 ‘전용 금융상품·서비스’를 평균 1.7개 이용했다. 청소년 전용카드 이용비율은 91.9%에 달해다. 주로 용돈을 받거나 교통카드가 필요할 때, 남은 용돈잔액을 확인할 때 앱을 카드나 앱을 사용했다. 시간표·급식표 등 맞춤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또래 친구들이 어떤 카드를 쓰는지도 상품 선택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다.

청소년 5명 중 1명은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 이유는 ‘갖고 싶은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37.3%)서가 가장 많았다. 스스로 경제 계층이 낮다고 인식하는 청소년은 갖고 싶은 물건을 구매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반면, 경제 계층이 스스로 높다고 생각하는 청소년은 미용 시술·PT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향이 강했다. 청소년 39.2%가 아르바이트를 선택할 때 ‘돈을 많이 주는 일(39.2%)’을 하고 싶다고 했고, ‘위험하지 않은 일(31.0%)’이 뒤를 이었다.

청소년들은 “부자라면 최소 연봉 2억원, 자산 359억을 가진다”는 것이 평균 값이었다. 부자가 되는 방법으로는 ‘높은 근로 소득 확보(30.7%)’가 가장 많았고, 상속 및 증여(27.1%), 사업체 운영(24.0%), 적극적인 투자(18.2%)가 뒤를 이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부자에 대한 자산 기준이 매우 높다는 것은 청소년이 자산에 대한 경제적 개념을 명확히 형성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며 “부자에 대한 인식을 보면 성실히 일해서 부를 얻는 방식보다는 부동산과 주식 투자, 집안의 재력이 부자를 결정짓는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청소년의 소통 방식에서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를 빼놓을 수 없었다. 청소년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신저는 카카오톡(89.6%), 인스타그램 DM(84.1%)이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70.3%가 소셜미디어 SNS 계정을 공유하고, 이 중 97.5%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공유했다. 청소년은 콘텐츠 시청을 위해 85.7%가 유튜브를, 80.0%가 인스타그램을 이용했다. 유튜브에서는 주로 취미와 학업 등에 대한 정보를 찾는 반면, 틱톡에서는 화제성 콘텐츠를 챙겨봤다.

자료=우리은행 청소년 라이프스타일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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