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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A씨는 지난 1월 8일 오후 6시 47분께 전북 전주시 덕진구의 한 아파트 안방 화장실에서 임신 8개월 만에 출산한 남자 아기를 변기 물에 빠뜨리고 약 30분간 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사실혼 관계였던 남편 B(43)씨가 인터넷을 통해 구매한 불법 낙태약을 지난 5월부터 복용하다 임신 8개월 차에 조산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B씨는 과거 2차례 임신중절을 경험한 A씨에게 아기 성별에 대한 불만, 경제적 사정 등을 이유로 낙태를 권했다.
사건 당일 A씨는 아기가 변기 물에 빠진 것을 보고도 약 30분 동안 방치하고 있다가 뒤늦게 119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기는 구급대원에 의해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 날 오후 11시께 숨을 거뒀다.
이후 아기의 사망 경위에 수상함을 느낀 경찰이 해당 사건에 대해 수사를 착수하자 A씨는 초기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이미 숨져 있었다”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검색 기록과 의사 소견, 낙태약을 복용한 정황 등을 근거로 범행 사실을 추궁했다.
결국 A씨는 “아기를 분만한 뒤 숨을 쉬지 않을 때까지 변기 물에서 꺼내지 않고 기다렸다”라고 범행을 시인했다.
재판부는 “영아가 살아 있음을 알면서도 변기 물에 방치해 살해한 범행은 죄질이 나쁘다”며 “갓 태어난 아이의 생사는 보호자의 양육 의지나 환경에 따라 결정돼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거쳐온 불우한 성장 과정이 인격 형성과 이번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출산 직후 정신적, 신체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던 점, 반복된 출산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점 등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B씨 역시 영아살해 혐의로 기소돼 A씨와 같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