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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강진으로 국내 여행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유후인’ ‘벳푸’ 등 관광지가 밀집해 있는 규슈지역은 한국인이 1년에 50만명, 월평균 4만명이 찾아가는 일본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일단 여행업계는 구마모토 인근의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예약일정을 보류하면서 복구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대형 여행사를 중심으로 규슈로 가는 길은 닫힌 상태다.
하나투어는 이달 30일까지 규슈여행을 전면 취소하고 22일까지 여행을 취소하는 여행객에 한해 5월 31일까지 환불수수료 면제해준다. 지난 18일까지 하나투어를 통해 여행을 취소한 예약자는 9200명. 하나투어 관계자는 “장기화의 우려에 따라 취소자는 계속 늘 것으로 보인다”며 “취소여행객 중 일부는 도쿄나 오사카, 오키나와 등으로 목적지를 변경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두투어도 19일까지 3300여명이 규슈여행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모두투어는 5월 15일까지 출발하는 규슈여행 상품의 환불수수료를 면제한다. 이외에 중소여행사의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여행박사의 경우 규슈여행 취소율이 30%에 달하고 있다.
지진 공포 장기화도 고민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진이 계속되고 피해복구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규슈여행을 재개하기는 아무래도 힘들다”면서 “문제는 불안감이 타지역에까지 미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동일본대지진 때처럼 일본 전체로 여행 수요가 급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행객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개별여행객은 최소 50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손해를 보며 일정을 취소하고 있다. 개별여행객이 자주 이용하는 저가항공과 타임세일 숙박권은 대부분 취소시 환급이 안 되기 때문이다. 다음달 2일 규슈여행을 계획했던 노희은(34·직장인) 씨는 “숙박예약사이트에서 타임세일 숙박권을 구했는데 취소환급이 안 된다고 해 수백만원을 그냥 날릴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번 지진으로 급성장하던 일본 관광업계도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방문객의 26%를 차지하는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중국 여행사들은 다음 달 16일까지 규슈여행에 신중을 기하도록 하고 구마모토현에서 모객은 중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