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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에 상장한 주요 중국기업으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전일대비 5.31% 오르며 장을 마감했다. 이는 중국이 코로나19 규제를 완화한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중국의 대형주 벤치마치 지수인 CSI300지수도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큰 폭인 2.8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홍콩항셍지수도 전일보다 4.10% 올랐다.
해외 투자자들은 190억위안(27억달러·약 3조4000억원) 규모의 중국 본토 주식을 순매수했는데 이는 2021년 12월 이후 최대 규모다. 상하이와 선전의 거래량도 3주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중국 증시가 상승한 이유는 시 주석의 성장률 회복 공약이 일부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시 주석은 지난 24일 열린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지금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거시 정책 조정 강화와 총수요 확대, 산업 구조 업그레이드, 경제 개혁 심화, 대외 개방 수준 상승, 중점 영역 리스크 대비, 민생 보장·개선 사업 등이 필요하다”며 “올해 (성장률)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잇달아 경제 활성화를 위한 조치를 시사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약속들의 구체성이 부족함에도 투자자들이 그동안 이어진 비관론을 버리고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봤다.
앤드류 맥카페리 피델리티 인터내셔널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는 “더 빠른 개선을 기대한 시장은 실망했지만 이제 성장 기대치를 합리화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시 주석의 대표 슬로건에서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주택은 투기가 아닌 거주용’이라는 표현을 생략한 것도 의미 있게 봤다. 부동산 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한 규제 완화를 시사한다는 이유에서다.
싱가포르의 말레이안은행의 피오나 림 수석외환전략가는 “구체적인 조치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하겠지만 시장이 안도의 한숨을 쉬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동안 중국 정부의 조치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였음을 감안할 때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러한 비관론이 나오는 이유는 중국이 대규모 부양책을 꺼리고 미국과의 관계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이날 중국 증시의 반짝 상승은 공매도 투자자들이 손실을 막기 위해 다시 주식을 사들이는 숏커버링 영향이었다는 평가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