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년' 이순신·손기정 조명…국난극복 의미 되새긴다

장병호 기자I 2025.01.20 18:00:00

국립중앙박물관 '2025년 업무계획'
'충무공 전서' 등 임진왜란 유물 선봬
"손기정 유물 전시, 새 광복 의미 담아"
한일 수교 정상화 60년 '일본미술전'
이슬람실 신설, 보존과학센터 개관도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국립중앙박물관이 충무공 이순신(1545~1598), 한국 최초의 금메달리스트 손기정(1912~2002)을 각각 조명하는 전시를 선보인다. 용산 이전 개관 20주년, 한일 수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특별전도 마련한다.

김재홍 국립중앙박물관 관장이 20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2025 국립중앙박물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립중앙박물관은 19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5년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김재홍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올해 목표는 ‘모두가 함께하는 박물관’”이라며 “‘공감의 박물관’, ‘열린 박물관’, ‘융합의 박물관’, ‘공존의 박물관’이라는 4대 주요 추진 방향을 설정하고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다”고 말했다.

◇김재홍 관장 “모두가 함께하는 박물관 목표”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이순신’ 전시품 ‘충무공전서’.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광복 80주년을 맞아 평화와 국난극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전시를 마련한다. ‘이순신’(11월~내년 3월)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처음으로 이순신을 주제로 기획한 전시다. 전쟁 영웅이라는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인간’ 이순신을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충무공 전서’, ‘평양성전투도’ 등 이순신과 임진왜란 관련 유물 100여 점을 전시한다. 김 관장은 “‘난중일기’를 뼈대로 삼아 이순신이 걸어온 길을 바탕으로 임진왜란을 조명하며 평화에 대한 메시지까지 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으로 일제강점기에 민족 자긍심을 일깨운 손기정을 주제로 한 전시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7~12월)도 만날 수 있다. 김 관장은 “손기정 관련 유물은 많지 않지만 광복의 의미와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며 “새로운 광복의 의미를 찾는다는 뜻을 담았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두 발로 세계를 제패하다’ 전시품 중 손기정 선수가 기증한 청동투구‘.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올해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용산으로 이전한지 2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이를 기념하는 특별전으로 ‘조선 전기 미술’(6~8월)을 선보인다. 우리 문화의 바탕을 이룬 조선 전기의 미술을 ‘혁신’과 ‘변화’라는 가치로 조명한다. 전시 유물 중에는 해외 기관과 협력한 50여 점이 포함되며 이 중 절반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유물이다.

한일 수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일본 도쿄국립박물관과 협력하는 특별전 ‘일본미술의 재발견’(6~8월)도 마련한다. 도쿄국립박물관 소장품 40건을 포함해 회화·도자·복식·칠기 등 60여 건을 전시한다. 김 관장은 “광복 80주년과 한일 수교 정상화 60주년이 서로 대척점에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며 “광복 80주년 전시는 ‘의미’, 한일 수교 정상화 60주년 전시는 ‘객관적 사실’에 중점을 둬 차별화했다”고 설명했다.

◇故 이건희 기증품, 美 스미소니언 박물관 등 순회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조선 전기 미술’ 전시품 중 ‘사시팔경도’. (사진=국립중앙박물관)
공간에도 변화가 생긴다. 국내 최초의 이슬람문화 상설전시실 ‘이슬람실’은 오는 11월 새로 문을 연다. 기독교·불교와 함께 중요한 1400여 년에 걸친 중요한 문화 유산이지만 한국에선 여전히 생소한 이슬람 역사와 문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첨단 기술을 활용해 문화유산을 과학적으로 관리하는 박물관 보존과학센터는 오는 10월 개관한다. 어린이박물관도 2029년을 목표로 확장 이전 건립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

프랑스 케브랑리박물관 소장품전 ‘오세아니아: 대양의 예술’ 특별전(4~9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소장품전 ‘인상주의’ 특별전(11월~내년 3월) 등 해외 유물·미술전도 만날 수 있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기증품 국외 순회전은 올해 미국 스미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을 시작으로 시카고박물관, 영국박물관을 찾아간다.

김 관장은 “명실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이 한층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기 위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라며 “용산 개관 20주년을 맞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면서 다양한 문화로 모두를 하나로 연결하고 함께 호흡하는 박물관이 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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