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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주에 정말 미안해"…금메달 따고도 사과한 에이스 곽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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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희 기자I 2026.09.28 15:3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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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대회 떄 담 증세로 한 경기도 등판 못해
당시 마운드 중책 맡은 문동주에 고마움 표해
일본과 결승전서 6⅓이닝 111구 '투혼'

[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3년 전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단 한 번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곽빈(두산 베어스)이 당시 자신의 몫까지 짊어졌던 후배 문동주(한화 이글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곽빈의 위력 (도요하시[일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 한국과 일본의 경기. 7회말 한국 선발투수 곽빈이 역투하고 있다. 2026.9.27
곽빈의 위력 (도요하시[일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 한국과 일본의 경기. 7회말 한국 선발투수 곽빈이 역투하고 있다. 2026.9.27
곽빈은 27일 일본 아이치현 도요하시 시민구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일본과의 결승에 선발 등판해 6⅓이닝 동안 111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한국은 곽빈의 역투를 발판 삼아 일본을 3-1로 꺾고 아시안게임 5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이번 금메달은 곽빈에게 3년 전의 아쉬움을 씻어냈다는 점에서 더욱 각별했다. 곽빈은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대회에서도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등 담 증세로 한 경기에도 등판하지 못했다. 당시 문동주가 곽빈을 대신해 대표팀 마운드의 중책을 맡아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곽빈은 결승전을 마친 뒤 가장 먼저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지금도 (문)동주에게 미안하고 고맙다”며 “이번에는 내가 그 역할을 잘 이겨낸 것 같다. 마음속에 있던 한이 조금은 풀린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자신에게 좀처럼 후한 평가를 내리지 않던 곽빈이지만 이날만큼은 달랐다. 그는 “이번에는 나에게 100점을 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출발부터 모든 것이 순조로웠던 것은 아니다. 경기 내내 비가 내린 데다 기온까지 떨어지면서 평소와 같은 몸 상태를 만드는 데 애를 먹었다.

곽빈은 “경기를 준비할 때 몸에 열이 오르고 심박수도 어느 정도 올라와야 하는데 비가 오고 날씨가 추워서 잘되지 않았다”며 “1회에 던지는 공을 보고 사실 걱정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주변의 격려가 마음을 다잡는 데 힘이 됐다. 그는 “벤치에서 소형준이나 최원호 투수 코치님이 ‘신경 쓰지 말고 긍정적인 생각만 하라’고 이야기해줬다. 그 말이 도움이 됐다”고 했다.

우려와 달리 마운드에 오른 곽빈은 일본 타선을 힘으로 눌렀다. 최고 시속 155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앞세웠고, 주자가 나간 상황에서는 결정적인 삼진을 잡아내며 위기를 끊었다.

투구 수는 111개까지 치솟았다. 올 시즌 KBO리그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인 113개와 불과 2개 차였다. 그만큼 결승전 마운드에 가진 힘을 쏟아부었다.

6회까지 일본 타선을 무실점으로 봉쇄한 곽빈은 7회 마지막 고비를 맞았다. 1사 1루에서 미즈타니 쇼헤이에 안타를 허용한 뒤 1사 1, 2루에서 사토 유키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이날 첫 실점을 기록했다.

자신의 임무를 다한 곽빈은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아쉬운 표정으로 모자를 벗고 머리를 쓸어 넘겼다. 이 과정에서 눈가를 닦는 듯한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눈물을 흘린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곽빈은 “아니다,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하기도 했다.

곽빈은 이번 대회에서 명실상부한 한국의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조별리그 첫 경기인 대만전에서 6이닝 동안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고 삼진 10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을 틀어막았다. 결승까지 두 차례 등판해 남긴 최종 성적은 12⅓이닝 1실점, 19탈삼진이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대표팀을 향한 응원도 당부했다. 곽빈은 “어린 선수들은 그만큼 가능성이 크다”며 “질책보다는 한마음으로 응원해주신다면 대한민국 야구가 더 발전할 거라고 무조건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대표팀 에이스로서 임무를 마친 곽빈은 이제 두산으로 돌아가 가을야구 준비에 들어간다. 두산은 이날 KT 위즈에 6-12로 패해 67승 5무 63패로 5위에 자리하고 있다.

곽빈은 “우리 팀이 가을야구에는 거의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은 경기를 부상 없이 마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빨리 회복해서 팀에 최대한 도움이 되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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