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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이준석·유승민 '여가부 폐지', 반대...성별혐오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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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혜 기자I 2021.07.07 14:5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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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민주당 대권주자 중 처음으로 여성가족부 폐지 주장에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이 전 대표는 7일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 등의 여성가족부 폐지 주장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성가족부의 부분적 업무 조정은 필요하지만, 부처의 본질적 기능은 유지되고 강화돼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여성가족부는 1998년 제정된 ‘남녀차별 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을 토대로 2001년 김대중 대통령님이 처음 만드신 ‘여성부’에서 시작됐다. 이후 노무현 정부에서 ‘여성가족부’로 확대 개편돼 사회 발전과 변화에 따른 여러 기능, 가정폭력과 성폭력 등 여성 대상 범죄 대응, 여성정책 기획, 저출산 고령화 대응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대와 상황이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여성의 권익을 신장하고 여성의 참여를 끌어올려야 할 분야가 많다”며 “뿌리 깊은 성차별과 가부장적 문화로 인한 갈등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가정과 가족에 관한 업무도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여성가족부의 역할 조정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부처 폐지를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혹시라도 특정 성별 혐오에 편승한 포퓰리즘적 발상은 아닌 지 걱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평등을 일상으로’ 라는 여성가족부의 지향은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과 우리 사회의 모든 약자들을 위해 구현돼야 할 가치”라며 “혐오와 분열을 자극하거나 그에 편승하는 정치는 위험하다. 화합과 배려로 공동체의 행복을 추구하는 정치가 실현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6일 서울 마포구 MBC 방송센터에서 합동 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앞서 국민의힘의 유 전 의원과 하태경 의원은 전날 나란히 대선 공약으로 여가부 폐지를 제시했고, 이준석 대표도 “대선 후보 되실 분은 (여가부) 폐지 공약은 되도록 제대로 냈으면 좋겠다”며 여가부 폐지를 사실상 공론화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에서 즉각 반발하면서, 대선을 앞두고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성)·이대녀(20대 여성) 표심을 둘러싼 경쟁이 불붙는 모양새가 됐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여가부 폐지 공약은 성 평등 실현의 가치를 쉽게 무시하고, 사회적 화합을 외치면서 젠더 갈등을 오히려 부추기고 있다”며 “출발선이 다른 데 기회의 평등을 주장하는 것은 이미 평등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수진 의원(비례)도 “저명한 정치인이 저런 식으로 성별 갈등을 조장하시는 모습이 한심하게 느껴질 따름”이라며 “여가부가 타 부처보다 규모와 예산이 적어 성과를 내기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없애자는 건 문제의 본질을 빗겨 간 해결책”이라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이어 유 전 의원을 겨냥 “안 그래도 디지털 성범죄 대응 등에 쓸 여가부 예산도 부족한 시점에 ‘타 부처 사업과 중복되는 예산은 의무복무를 마친 청년들’을 위해 쓰겠다니 그러면서 ‘저는 상당히 페미니스트’라고 하시다니”라고 비난했다.

정의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오현주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여가부 폐지가 국민의힘 당론이라면 망조”라며 “남녀갈등과 분열을 먹이 삼아 정치적 생명력을 지속하는 것은 극우 포퓰리즘을 스스로 자처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와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양천구 kt체임버홀에서 열린 ‘CBS 제30·31대 재단이사장 이·취임 감사 예식’ 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국민의힘 내에서도 여가부 폐지 주장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윤희숙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여가부가 인심을 잃은 건 성범죄 해결에 적극 나서지 않았고 여성계에 일어난 일을 은폐·축소를 했기 때문”이라면서도 “칼 자르듯 얘기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여가부가 그것(여성 문제) 말고도 청소년과 다문화가정, 성범죄 해결 등 하는 일들이 있다”며 “기능의 공백을 어떻게 할 것인지 구상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당의 조수진 의원도 “또 다른 결의 ‘분열의 정치’를 하자는 것”이라며 “여성가족부를 ‘양성평등부’ 등으로 부처 이름을 바꾼다거나 보건복지부와 업무를 조정할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김경선 여가부 차관은 이날 국민의힘에서 나온 여가부 폐지 주장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저희(여가부)는 저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들을 위해서 항상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정 ‘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성폭력방지법)에 대한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여가부의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제도를 언급하면서 “이런 분들이 우리 여성가족부가 없다면 어디에서 이런 도움을 받으실 수가 있을까”라면서 “지난 20년간 여가부는 성평등 가치 확산과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제도와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폭력과 관련해 ‘2차 피해’라는 개념조차 없었는데 여가부가 여성폭력방지 기본법을 제정해서 법률에 정의하고 관련 지침을 마련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차관은 “오늘 제가 발표한 다양한 대책들이 공공부문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를 제대로 보호하고 기관의 조직적 은폐를 방지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 과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실 모든 정책이라는 게 사회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정책효과가 부족하다는 것하고 그 정책을 담당하는 기관이나 기구가 없어져야 된다고 하는 것하고는 별개인 것 같다”고도 했다.

김 차관은 이러한 답변 도중 감정적으로 동요한 듯 다소 떨리는 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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