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중도상환수수료 인하…"전세대출 갈아타볼까"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서울 은평구에 사는 30대 직장인 박 모 씨는 3개월 전에 아파트 전세 계약을 하면서 전세자금 대출 3억원을 받았다. 이후 한국은행이 지난해 10·11월 기준금리를 2번 연속 인하했고 올 들어 전세자금 대출 중도상환수수료율도 대폭 낮아졌다. 이에 박씨는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좀 더 싼 금리의 전세대출로 갈아타기를 알아보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금리는 이날 기준 연 3.44~5.84%로 3주 전인 지난해 말(12월 31일 기준) 연 3.65~6.05%보다 0.21%포인트 하락했다. 예컨대 지난해 전세자금 대출로 3억원을 빌렸다면 현재 금리로 대출을 갈아타면 한 달에 5만원 정도 이자를 덜 낼 수 있다.

새해부터는 은행들의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초기화(리셋)돼 전세자금 대출에 대한 각종 제약도 풀리고 있다. 국민·신한·우리은행 등은 이달 들어 전세자금 대출 갈아타기 문턱을 낮췄다. 국민은행은 임차보증금의 증액 범위 이내로 제한했던 전세대출 한도를 해제했고 신한·우리은행은 유주택자 대상 전세대출 제한(하나은행은 원래 제한 없음)을 풀었다. 1주택자는 물론 2주택자도 대출시점에 1주택 처분 조건으로 전세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전세자금 대출 갈아타기 대상은 10억원 이하 아파트(KB부동산시세 등)와 다세대, 연립주택 등의 보증부 전세자금대출(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SGI서울보증 등 보증서 담보 대출)이다. 기존 전세자금 대출을 받은 지 3개월이 지난 이후부터 전세 임차 계약 기간의 ‘2분의 1’이 지나기 전까지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또 전세 임차 계약을 갱신할 때도 전세자금 대출을 갈아탈 수 있다. 전세 임차 계약 갱신 시 신규 대출 신청은 통상 전세 임차 계약을 갱신하는 시점 등을 고려해 기존 전세 계약기간 만기 2개월 전부터 만기 15일 전까지 할 수 있다.

전세자금대출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율은 이달 13일부터 대폭 낮아졌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등 기타담보대출 중도상환수수료율은 고정금리는 ‘연 0.70~0.80%→0.52~0.79%’, 변동금리는 ‘연 0.60~0.70%→0.37~0.72%’ 등으로 수수료율 하단이 고정은 0.18%포인트, 변동은 0.23%포인트 각각 내려갔다.

정부는 전세자금 대출 갈아타기에 대한 소득공제를 확대한다. 기획재정부는 무주택자가 전세자금 대출을 갈아타면 연 400만원 한도 내에서 원리금 상환액의 40%를 소득 공제받을 수 있는 세법 개정안 후속 시행령 개정을 추진해 다음 달 중하순쯤 시행할 예정이다. 기존엔 전세자금 대출을 내준 은행 등이 집주인 계좌로 직접 돈을 입금할 때만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었던 부분을 개선한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해가 바뀌면서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리셋돼 지난해 4분기에 제한했던 부분이 풀려 올 1~2월에 전세대금 대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며 “중도상환수수료와 대출 금리 등이 낮아져 전세자금 대출 갈아타기도 작년 말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가능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