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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제도적으로 미비해서 발생한 사고가 아니라는 것에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설계부터 시공, 감리까지 공사 단계마다 지켜야 하는 기본적인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붕괴 사고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구조적으로 이뤄졌던 관행이 개선되지 않는 한 이 같은 사고가 반복될 수 있다며 기획 단계부터 시공 과정은 물론 입주 이후 유지 관리까지 모든 절차에 대해 단계별로 점검하고 관리감독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건축품질·안전 확보를 위한 비용을 사회적 비용으로 인식하고 발주·설계·시공 등 전 과정에서 ‘징벌적 패널티’를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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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데일리에 “그간 나 홀로 아파트 등 조그만 건설현장을 제외하곤 대다수 현장에서 건설자재를 빼먹지 않았을까 추정한다”며 “설계 단계에서부터 구조적으로 전관예우 하듯이 수주하고 비용절감 때문에 봐주기 관행이 이어졌다. 결국 그 피해가 소비자에서 돌아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도적인 부분이 미비해서라기보다 원리원칙을 지키지 않은 데 따른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제도적인 부분이 미비해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다. 원리원칙대로 시공했으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태다”며 “기본으로 돌아가 원칙을 준수하도록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건축물 품질확보 비용을 사회적 비용으로 인식하고 반영해야 한다”며 “규정대로 안 따라 사고가 발생했다면 실질적인 페널티를 줘야 한다. 붕괴사고가 발생해도 흐지부지 넘어가는 일이 반복되다니 부실공사를 되풀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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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발주처인 LH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사태에서 설계업체나 시공사는 금전적·사회적 손실을 감당하는 반면 정작 발주처인 LH에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로 LH 출신들이 건설 업계에 채용돼 형성한 ‘이권 카르텔’을 해체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영철 경실련 국책사업감시단장은 “수의계약, 감리단계에서의 종합심사 낙찰제는 건설공사의 턴키방식의 낙찰자 선정방식과 유사하다”며 “LH 전관들이 평가위원으로 있는 곳의 낙찰률이 80%가 넘는다”고 말했다.
이어 신 단장은 “이번 부실공사로 설계업체, 시공업체는 금전적·사회적 손실을 감당해야 하지만 정작 이들을 선정하고 사업 전체를 관리 감독하는 LH는 법적인 절차를 지켰기 때문에 어떤 책임도 물을 수 있는 수단이 없다”며 “이번 사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이권 카르텔을 해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준 대한건축사협회 부회장은 “LH의 발주 방식이 시공사에 권한을 키우는 식이라서 현장에서 설계와 감리, 시공 각각이 견제하고 감시하는 구도가 완전히 무너져버렸다”며 “발주 방식을 바꾸지 않는 이상 ‘순살 아파트’와 같은 부실시공은 끊이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권대중 교수도 “LH에서 퇴직 후 재취업을 통해 수의계약 따는 것을 제한하는 등 용역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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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설계단가와 설계기간의 정상화, 공동주택 구조안전심사위원회 등을 구성해 부실시공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제도적인 미비보다는 시공사와 이를 관리감독하는 ‘사람’의 문제가 큰 만큼 이권 카르텔 근절과 부실 시공 문화를 바꾸는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병관 국립공주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설계 단가를 정상화하고 설계 기간도 지금보다 넉넉하게 늘려서 근무 환경을 개선해야 좋은 인력을 수급할 수 있다”며 “그래야 설계의 질을 향상하고 이로써 부실시공을 방지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권대중 교수는 “설계, 착공, 준공까지 공사 단계나 층수별로 중간 검사, 사진 등을 통해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며 “몇 세대 이상 공동주택은 구조안전심사위원회 등을 만들어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제도적으로 설계 누락이나 시공 누락 등 단계별로 문제 발생 시 거를 제도가 마련돼 있다. 제도가 아니라 ‘휴먼에러’가 발생한 것이다”며 “이권 카르텔이나 부실 시공 문화를 바꿔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