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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전세계 국방비 지출 3000조원 '역대 최고'…한국은 9위

방성훈 기자I 2023.04.24 17:18:32

작년 전세계 국방비 2조 2400억달러…전년比 3.7%↑
우크라 전쟁 및 中·대만 갈등 등 군비경쟁 심화 영향
부동의 1위 미국, 작년 8770억달러 지출…中 3배 달해
우크라戰 이후 유럽 지출 급증…한국은 日제치고 9위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지난해 세계 각국이 국방비로 지출한 금액이 3000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동아시아 군사적 긴장 고조 등으로 군비 경쟁이 심화한 영향이다.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9위를 차지했다.

2022년 국방비 지출액 상위 15개국. (사진=도이체벨레)


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SIPRI)가 24일(현지시간) 공개한 ‘2022년 세계 군비 지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각국이 국방비로 지출한 금액은 총 2조 2400억달러(약 2993조원)로 전년보다 3.7% 증가했다. 이는 통계상 비교 가능한 1988년 이후 최대 규모다. 세계 국방비 지출액은 2015년 이후 8년 동안 매년 증가했으며, 2013년 이후 10년 동안엔 19% 늘었다.

국방비에 가장 많은 돈을 쓴 국가는 미국이다. 미국의 지난해 국방비는 전년보다 0.7% 늘어난 8770억달러(약 1172조원)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3%(199억달러·약 27조원)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쓰였다. 중국의 지난해 국방비 지출액은 2920억달러(약 390조원)로 전년대비 4.2% 크게 늘었지만, 미국과 비교하면 3분의 1에 그친다. 미국과 중국 다음으로는 러시아(864억달러·약 115조원), 인도(814억달러·약 109조원), 사우디아라비아(750억달러·약 100조원) 등이 뒤를 이었다.

상위 3개국인 미국, 중국, 러시아의 지출액은 전체 지출의 절반 이상인 56%를 차지했다. 다만 SIPRI는 “러시아의 국방비 지출은 전년보다 9.2% 급증한 것으로 추산됐지만,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재정 불투명 등으로 확실하지 않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6~8위는 영국(685억달러·약 91조원), 독일(558억달러·약 75조원), 프랑스(536억달러·약 72조원)가 각각 차지했고, 한국은 464억달러(약 62조원)로 9위를 차지했다. 일본(460억달러·약 61조원)은 한국에 밀려 10위에 위치했지만, 전년대비 증가율이 5.9%에 달했다.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지난해 국방비는 전년대비 640% 폭증한 440억달러(약 59조원)로 우크라이나 국내총생산(GDP)의 34%에 달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순위도 올랐다. 러시아는 2021년 5위에서 지난해 3위로 뛰었고, 우크라이나는 36위에서 11위로 급등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다른 유럽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 증대로 이어졌다. 지난해 유럽 전체 국방비 지출액은 전년보다 13% 늘어난 4500억달러(약 601조원)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중부·서부 유럽의 국방비가 3450억달러(약 461조원)를 차지했고, 러시아와 인접한 핀란드(전년대비 36% 증가), 리투아니아(27%), 스웨덴(12%), 폴란드(11%)의 국방비도 급증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지난해 국방비 지출액은 2021년보다 0.9% 늘어난 1조 2320억달러(약 1645조원)를,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의 국방비를 합친 금액은 전년대비 2.7% 늘어난 5750억달러(약 768조원)를 각각 기록했다.

SIPRI는 “지난해 유럽의 국방비 지출액 증가세는 냉전(1989년)이후 30년 만에 가장 가팔랐다”면서 앞으로도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대만을 둘러싼 긴장감 고조 등으로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지역의 군비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중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2년 세계 각국의 국방비 지출액 비중. (표=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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