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이 국내 성인 452만명을 분석한 결과, 일반담배(궐련·연초)를 끊고 전자담배를 매일 사용하는 사람은 완전 금연자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1.56배, 사망 위험은 2배 높았다.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인식과 달리, 장기적으로 폐암 위험을 낮추지 못하며 완전 금연이 가장 효과적임을 입증했다.
전자담배는 담뱃잎을 태우는 연소 과정이 없어 타르 등 유해물질이 일반담배보다 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고 암 위험도 줄어든다는 인식이 있으나, 실제 폐암 발생이나 사망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전체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부족했다. 전자담배 역시 포름알데히드 등의 발암 물질이 포함돼있으나, 이로 인한 영향을 파악하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전자담배가 널리 사용된 기간도 비교적 짧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2018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가운데 일반담배 흡연 경험이 있는 452만4,895명을 선정하고 이들의 2012~2014년 건강검진 기록을 함께 분석했다. 총 추적 관찰 기간은 2418만2,543인년(person-years)으로, 한 사람을 1년간 관찰한 기간을 1인년으로 계산한 값이다.
분석 결과, 일반담배 금연 후 전자담배를 매일 사용한 사람은 어떤 담배도 사용하지 않는 완전 금연자보다 폐암 발생 위험이 1.56배 높았으며, 폐암 사망 위험은 2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담배를 지속 흡연한 집단의 발생·사망 위험은 각각 이보다 높은 1.78배, 2.41배였다. 전자담배로의 전환이 완전 금연보다 폐암 위험도를 높이고, 지속적인 일반담배 흡연자 대비 폐암 위험이 감소하는 효과가 희석된다는 의미다.
이미 담배를 오랫동안 피워온 고령에서는 완전 금연자과 전자담배 전환자의 차이가 더욱 컸다. 50~80세이면서 과거 일반담배 누적 흡연량이 20갑년(하루 한 갑씩 20년 피운 것에 해당하는 누적 흡연량) 이상인 폐암 고위험군은 전자담배로 전환했을 때 완전 금연 그룹보다 폐암 발생 위험 1.91배, 사망 위험은 1.9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일반담배를 끊은 대규모 인구집단에서 전자담배 사용과 실제 폐암 발생·사망의 연관성을 제시했으며, 암 위험을 확실히 낮추기 위해서는 전자담배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모든 담배 제품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근거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공중보건적인 가치가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김연욱 교수는 “일반담배에서 전자담배로 바꾼 뒤 자신은 담배를 안 핀다고 인식하는 사용자들이 많다”며 “폐암 측면에서 전자담배는 일반담배보다는 위험성이 낮을 수는 있지만, 여전히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흡연의 범주에 속한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완전한 금연을 위해 힘써야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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