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2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5대 가상자산 거래소와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오경석 두나무(업비트) 대표이사, 이재원 빗썸 대표이사, 차명훈 코인원 공동대표, 코빗·스트리미(고팍스) 임원 등이 참석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관련해 당국과 거래소가 이같은 간담회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위는 이날 90분간 진행된 간담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 등 거래소 관련 법안의 주요 내용을 설명하고 업계 의견을 청취했다. 특히 금융위는 이날 간담회에서 핵심 쟁점인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에 대한 15~20% 지분 규제 등 기존 입장대로 규제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빗썸 사태 이후) 거래소 관련 법안 추진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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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다음날인 7일 금융위·금융정보분석원(FIU)·금융감독원·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는 이재원 빗썸 대표를 불러 긴급 점검회의를 열었다. 당국 조사의 초점은 ‘빗썸이 실제로 보유하지 않았던 비트코인 62만개를 어떻게 지급할 수 있었는지’에 맞춰져 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모든 거래소의 내부통제 전반을 점검하고 적절한 내부통제 체계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금융위는 디지털자산기본법에 △은행 지분 50%+1주를 통한 은행 중심 컨소시엄 구성 △디지털자산거래소 대주주 15~20% 지분 규제 △금융회사에 준하는 내부 통제기준 기준 의무화 △외부기관을 통한 가상자산 보유 현황 정기 점검 △전산사고로 인한 이용자 피해 발생 시 무과실 책임 규정 등을 반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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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억원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분 규제 필요성에 대해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따른 거래소의 제도권 편입 △거래소의 공적 인프라 성격 △특정 주주에게 지배력이 집중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이해상충 문제 등을 언급하며 “소유지분 규제가 가장 효과적이고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5일 정무위에서도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처리되면 3년 유효의 현행 신고제가 영구적인 인가제로 바뀌기 때문에, 이에 따라 공적 인프라인 코인거래소의 규제도 강화하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개입 의혹에 대해선 “전혀 그렇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같은 금융위 방침이 디지털자산기본법 여당안에 포함될지가 관건이다. 민주당 디지털자산태스크포스(TF)는 24일 오후 자문위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디지털자산기본법 여당안에 대한 최종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강준현·김현정·민병덕·박민규·안도걸·이강일·이정문·이주희·한민수 의원이 TF 활동을 하고 있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분 규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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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문위원들은 “이런 헌법적 쟁점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선행되지 않으면 향후 중대한 법적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며 “디지털자산기본법이라는 기본 틀 자체가 헌법적 시비로 장기간 표류할 여지마저 있다”고 우려했다.
의견서에는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종승 엑스크립톤(xCrypton) 대표,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서병윤 DSRV랩스 미래금융연구소 소장, 유신재 디애셋 공동대표, 차상진 법률사무소 비컴 변호사, 최우영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한서희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 등 자문위원 9명이 참여했다.
야당은 지분 규제를 담은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민주당 TF 이강일 의원은 거래소의 시장점유율에 따라 두나무·빗썸의 지분만 규제하는 차등 규제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야당과 합의가 될지 미지수다. 야당과 최종 합의가 안 되면 정무위 통과가 쉽지 않다. 국회 정무위원장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이 맡고 있다.
국민의힘 주식 및 디지털자산 밸류업 특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상훈 의원(정무위)은 통화에서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 같은 나라에선 외국 자본의 지분 규제는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자국 기업의 지분을 사후에 이렇게 규제한 경우는 국제적으로도 없다”며 “지분 규제와 관련된 법안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