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19개로 이 정도?”…무신사, SPA 업계 ‘메기’된 까닭

한전진 기자I 2025.05.13 10:38:14

온라인 기반 강점 3년 만에 매출 3300억
매장당 효율, 유니클로·탑텐 압도적 격차
기존 SPA 업계, 전략 수정하며 긴장감 고조
2030 집중 고객층·장기 성장 전략은 과제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신사가 SPA(제조·유통 일괄형) 시장의 ‘메기’로 부상하고 있다. 온라인 기반 브랜드로 출발한 자체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가 오프라인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유니클로, 탑텐, 스파오 등 기존 강자들을 위협하고 있어서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과의 연계를 바탕으로 매장당 매출 효율성에서 경쟁사를 압도하며 SPA 시장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무신사 스탠다드 롯데월드몰 잠실점 매장에서 쇼핑하는 고객들의 모습 (사진=무신사)
13일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 스탠다드의 지난해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30% 증가한 33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유니클로(1조 602억원), 탑텐(9700억원), 스파오(6000억원)에 이어 국내 SPA 브랜드 4위 수준이다. 현재 무신사 전체 매출의 25% 이상이 무신사 스탠다드에서 발생하고 있다. 2021년 본격적으로 오프라인에 진출한 지 3년 만에 거둔 성과로, 2021~2024년 연평균 성장률은 57%에 달한다.

빠른 매출 성장도 주목되지만 ‘매장당 효율성’에서의 성과가 더욱 눈길을 끈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해 기준 19개 매장(올해 4월 기준 24개)을 운영하며 점포당 평균 매출 17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니클로(132개·약 80억원)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탑텐(730개·약 13억원), 스파오(129개·약 47억원), 에잇세컨즈(78개·약 38억원) 등 주요 경쟁사와 비교해도 독보적이다.

이 같은 성과는 선택과 집중 전략의 결과다. 과거 SPA 브랜드들이 대규모 출점을 통한 외형 확장에 주력했던 반면 무신사는 온라인 플랫폼 성장과 함께 트렌디한 상권을 중심으로 효율적인 매장 운영에 초점을 맞췄다. 홍대, 성수 등 2030 세대가 몰리는 지역에 거점 매장을 배치해 수익성을 극대화해 왔다는 얘기다.

온라인 플랫폼과의 유기적 연계도 무신사 스탠다드의 강점으로 꼽힌다. 무신사는 자체 플랫폼을 통해 확보한 소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상품 기획, 재고 관리, 매장 운영을 최적화하고 있다.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반영해 인기 제품을 적시에 공급하고, 온라인 고객을 자연스럽게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도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이는 경쟁사와 뚜렷하게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무신사 스탠다드 롯데월드몰 잠실점 매장 입구에서 대기하는 고객들의 모습 (사진=무신사)
실제로 지난해 무신사 스탠다드의 누적 오프라인 매장 방문객은 1000만명을 넘어섰다. 온라인 무신사 회원 수는 1500만명에 달하며, 이 중 80%가 30대 이하다. 백화점과 복합 쇼핑몰 등 대형 유통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주요 거점 지역으로 매장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도 높아지며, 한국을 대표하는 SPA 브랜드로 성장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기존 SPA 브랜드 입장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신사의 급성장으로 대형 SPA 브랜드들도 매장 운영 전략과 제품 기획 방식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무분별한 매장 확장을 지양하고, 핵심 상권 출점과 온라인 채널 강화를 중심으로 재편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무신사의 급부상은 SPA 시장 전반의 경쟁 구도를 더욱 치열하게 만들고 있다. 유니클로, 탑텐, 스파오 등 기존 강자들이 자리 잡고 있던 시장에 무신사가 ‘메기’ 역할을 하면서, 각 브랜드가 효율성 강화와 차별화 전략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저가 경쟁을 넘어 데이터 기반 운영과 고객 경험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경쟁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무신사의 등장으로 SPA 시장이 한층 더 역동적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업계 기대와는 별개로 무신사 스탠다드가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2030 남성 고객층에 집중된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 그리고 현재의 고효율 매장 운영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할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최근 라이프스타일 제품군 확대와 프리미엄 라인업 강화 등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선 보다 구체적인 중장기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 스탠다드는 온라인 기반과 데이터 전략으로 SPA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며 “매장 효율성과 트렌드 대응력은 인상적이지만, 2030 세대에 집중된 고객층을 어떻게 넓히고, 브랜드 차별화를 어떻게 이어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기 돌풍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분명한 비전과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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