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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간편결제 업계에 따르면 토스의 무제한 무료 송금에 대해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 NHN페이코 등은 별다른 대응에 나설 계획이 없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2일부터 모든 고객에게 조건 없이 평생 무료 송금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기존 `월10회 무료 정책`에서 무제한 무료로 바꾼 것으로, 지난 2015년 간편송금 서비스 출시한 이후 토스의 누적 송금액은 약 169조원에 달한다.
송금 서비스는 간편결제 앱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서비스로, 업체들은 다양한 수수료 정책을 통해 자사의 서비스 저변을 넓히기 위해 힘써왔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페이에 2015년 송금 기능을 도입할 당시부터 횟수 제한없이 수수료 무료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 내 송금은 무제한 무료, 다른 계좌로 송금 시에는 월 10회에 한해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NHN페이코는 기본 월 5회 무료, VIP 회원에게는 월 20회 무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마이데이터 대비 선제적 마케팅…플랫폼 `락인효과` 기대
이번 토스의 결정은 올 연말부터 본격화되는 마이데이터 시대를 앞두고 고객을 더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무료 송금으로 고객을 끌어들인 후 다른 금융서비스도 경험하게 함으로써 자사의 플랫폼에 묶어두려는 `락인 효과`를 노린 것이다.
토스는 하나의 앱에서 결제 뿐만 아니라 토스증권, 토스뱅크(인터넷뱅킹), 토스인슈어런스 등이 모두 가능한 `수퍼앱` 전략을 쓰고 있어 이러한 마케팅을 통한 기대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다른 업체들은 굳이 토스의 무료 수수료 정책을 따라갈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다. 수수료를 낮춘다고 해서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고객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워낙 카톡 내에서의 송금 서비스 이용률이 높아 대부분 고객들이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며 “계좌송금도 그간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월 10회 무료면 충분하다고 판단해 수수료 정책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NHN페이코도 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비중이 그리 높지 않고, SC제일은행·KEB하나은행·한화투자증권 등 제휴계좌로 송금하는 경우 무제한 무료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어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제 막 적자 벗어나는데…“수수료 보다 결제 적립 혜택 준비”
주요 간편결제 업체들이 이제 막 손익분기점(BEP)을 넘기고 있는 상황이라 수수료 인하 경쟁에 뛰어들 여지도 없다.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은행의 전산망을 사용한 대가로 펌뱅킹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의 수수료를 지불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영업이익 영업이익 363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46억원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2019년 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NHN페이코도 지난해 1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에도 32억원의 적자를 냈고, 올해 1분기가 돼서야 1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카카오페이의 경우 올해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무적 손해를 감수할 만한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토스가 선제적인 마케팅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데, 마이데이터 관련 다른 업체들의 마케팅은 아직 구체화된 것이 없다”면서도 “다만 수수료 보다는 결제 시 적립 혜택 등에 초점을 맞춰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