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트럼프 관세 충격, 시장 반영에 수 개월 걸려…섣부른 대응 금물"

양지윤 기자I 2025.04.07 15:40:16

야데니 리서치 대표 "S&P 500 연말 목표치 6100"
관세 협상 결과·각국 보복 조치 증시 핵심 변수
RSM "2018년 관세와 양상 달라…베센트 시장 진정시켜야"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폭탄’에 따른 세계 무역전쟁 확대와 미국 경기 침체 우려에 월가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됐다. 나스닥은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했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조정 국면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020년 6월 이후 최악의 5일간 하락률을 기록했다. 일부 전략가들은 트럼프발(發) 관세 정책의 여파가 아직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만큼 섣부른 대응은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전쟁 확대로 전 세계 국가들이 휘청거리는 가운데, 뉴욕증권거래소의 트레이더가 심각하게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AFP)
6일(현지시간) 야후 파이낸스와에 따르면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는 지난 3일 인터뷰에서 “당황하기에는 너무 늦었다”면서 “연말 S&P 500 지수 목표치를 6100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관세의 영향이 시장에 완전히 반영되기까지는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협상 가능성과 각국의 보복 조치가 향후 시장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중국은 4일 미국 증시 개장 전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34% 맞불 관세를 부과하고, 희토류 7종에 대한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일 미국이 중국에 34%의 관세를 부과한 데 따른 보복 조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을 상대로 기존 관세에 추가로 10%씩 두 차례에 걸쳐 관세를 물렸고, 이에 중국도 210억달러 규모 미국산 농산물에 10~15% 관세를 추가로 매겼다.

야데니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트럼프 대통령이 부른 ‘해방의 날’ 불확실성의 정점일 것이라 여겼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고 본다”며 “앞으로도 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고 강조했다.

이는 월가 대표 강세론자로 알려진 톰 리 펀드스트랫 공동창업자의 발언과 상반된 입장이다. 톰 리는 지난 2일 “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상황이 바뀔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발표 뒤 주가 상승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무역적자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관세”라고 밝히며 시장 불안감은 오히려 증폭되는 양상이다.

조 브루수엘라스 RSM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지금 시장은 이(트럼프 관세)를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 참모들은 이번 사태가 2018년의 반복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중국산 제품에 무더기로 관세를 부과, 무역전쟁을 벌인 것과 다른 양상이라는 얘기다. 당시 양국은 서로 보복 조치를 주고받다 2020년 초 1단계 무역 합의로 갈등이 일단락된 바 있다.

브루수엘라스는 “비논리적인 공식 도입, 정부의 신뢰 상실, 시장의 신뢰 상실이 문제”라며 “유럽연합이 보복에 나설 경우 스콧 베센트 미 재무부 장관이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발 혼란이 세계 경제 전망을 뒤흔들면서 ‘불확실성’이 월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실망스러운 경제지표와 관세 정책,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성부(DOGE)의 대규모 정부 일자리 감축안 등이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더 증폭시키고 있다.

아넥스 웰스 매니지먼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전략가인 브라이언 제이콥은 “지금은 다소 격렬한 시기”라며 “정책 발표는 명확했지만, 향후 어떻게 해결되고 관세가 어느 수준에서 정착할지는 매우 불확실하다”고 짚었다.

거스 포셔 PNC 파이낸셜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하는 수사가 현재와 미래의 기업 활동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기업과 소비자가 안심하고 투자, 소비할 수 있도록 명확성이 확보될 때까지는 상황이 매우 복잡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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