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 제보자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하고 ‘상습폭행 당하는 아기백구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대전에서 일어난 일이라 밝힌 작성자 A씨는 “강아지가 울부짖는 소리가 매일 들려 옥상에서 들여다봤는데 폐지 줍는 할머니가 본인 집 마당에 아기 백구를 묶어놓고 발로 차고 던지는 등등 학대를 일삼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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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함께 게재한 영상과 사진 속에선 할머니가 백구의 얼굴을 발로 짓밟자 백구가 낑낑대며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또 찬물이 담긴 큰 대야에 백구를 마구잡이로 던지고 빗자루로 때리는 등 충격적인 장면이 이어졌다.
참을 수 없었던 A씨는 국민신문고에 글을 올리고 경찰에 신고했다며 “지자체 공무원이 3번 출동했으나 번번이 그냥 돌아갔다. 할머니가 집에 없는척하거나 폐지를 주우러 갔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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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를 키우지 않는다던 할머니의 말과 다르게 집 수색에 나선 경찰은 신발장에 50cm 정도 되는 줄에 묶여 있던 백구를 발견할 수 있었다.
경찰은 현장사진과 할머니의 간단한 인적사항을 조사해 돌아갔고 A씨도 함께 진술서를 작성했다. A씨가 영상을 보여줬지만 경찰은 “동물학대는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다”, “외상흔적이 없어 학대라고 보기 어렵다”등의 얘기를 했다.
이에 A씨는 지구대가 아닌 경찰서 소관으로 사건 접수하고 돌아왔다. 그로부터 3일을 지났지만 할머니는 또 백구를 발로 밟으며 학대를 하고도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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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A씨는 “구해주지 못한 황구한테 너무 미안해서 아직도 죄책감을 갖고 살고 있다. 그래서 아기백구만큼은 꼭 구해주고 싶다”며 “구조를 한다고 해도 또 다른 강아지를 데리고 와 똑같은 짓을 반복할 것”이라고 누리꾼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해당 글을 올린 후 백구의 사연은 온라인상에 빠르게 확산했고, 다음 날인 28일 A씨는 백구의 구조 소식을 전했다.
A씨는 “추후에도 이와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모니터링은 직접 하고 혹시라도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계정에 올리겠다. 많은 분들께서 관심 가져주셔서 백구가 일찍 구조된 것 같아서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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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똘과 일행이 등장하자 겁에 질린 듯 집에서 나오지 않던 백구는 이내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꼬리를 흔들고 배를 까는 등 애교를 부렸다.
할머니와 대화를 시도한 안똘이 범행 사실을 추궁했지만, 할머니는 “내가 언제 때렸냐. 내가 때리는 거 봤냐. 나도 강아지 키우는 거 힘들고 몸도 아프다”고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안똘은 오랜 설득 끝에 할머니로부터 ‘강아지 포기 각서’를 받아냈고, 백구의 이름을 ‘빛나’라고 새롭게 지었다. 입양 문의는 동물단체 케어 측에 문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