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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경식 한은 통화정책국장은 30일 ‘미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평가’라는 제하의 블로그 글을 통해 “1990년대 이후 연준이 정책금리를 인상 국면에서 인하 국면으로 전환했던 다섯 차례 정책 전환기와 현재 상황을 비교해 보면 현 상황은 5%대 높은 정책금리를 장기간 유지했던 1990년대 중반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1995년 3월 6%였던 금리가 1998년 11월 4.75%로 하락했는데 금리 인하 과정이 오래 걸렸다. 1996년 이후 금리를 5.25%에서 더 이상 인하하지 않았고 1997년 3월에는 오히려 금리를 5.5%로 인상했다.
1995년중 미국 경제는 물가상승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성장률이 크게 하락하고 고용 여건이 악화됐으며 이에 연준도 금리를 6%에서 5.25%로 낮췄으나 1996년 들어 경기가 빠르게 개선되고 1997~1998년 잠재수준을 상회하는 4%대 성장세가 이어졌다. 실업률도 4%대 중반 수준으로 자연실업률을 상회했다. 물가상승률도 1998년까지도 2%를 상회하는 등의 오름세를 지속했다.
홍 국장은 “물가상승률이 2% 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가 늦춰지고 양호한 경제 상황이 이어짐에 따라 5%대의 높은 정책금리가 3년 이상 지속됐다”고 평가했다.
1990년대 중반 시기 연준의 금리 정책 변환기때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를 겪은 바 있어 경계감이 큰 상황이다.
내년 이후 미국 경제도 비슷한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갭률은 올해와 내년 각각 1.4%포인트, 0.8%포인트를 유지할 전망이다. 물가상승률도 2025년 하반기에도 2%대 초반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홍 국장은 “주요 산유국 감산 등으로 유가 수준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진 데다 중동 사태로 인해 유가 변동성이 크게 높아져 미국 물가의 목표 수렴 시기가 더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준이 내년 이후 금리 인하를 시작하더라도 그 속도는 1990년대 중반처럼 매우 완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시장의 기대치도 빠르게 조정 중이다.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내년말 금리를 4.25~4.5%로 제시했는데 연방기금금리 선물은 3%수준에 머물렀었다. 그러나 최근엔 내년말 금리 기대가 4.7~4.9% 수준에서 등락하는 등 연준이 제시한 5~5.25%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관측이다.
홍 국장은 국내 통화정책 운용 여건을 보면 “유가와 환율의 영향 등으로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로 수렴하는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연준 고금리 장기화와 중동사태로 물가, 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주 개최되는 FOMC 회의 결과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앞으로의 통화정책 운용에 반영해 나갈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