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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측근 비리로 공정성에 타격을 입은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7일 기자회견에서 재선 도전 의사를 재차 밝혔다.
그러나 교장공모제 비리사건에 대한 사과 의사를 묻는 민감한 질문 등은 빼놓고 입장을 표명해 ‘선택적 회견’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도 교육감은 이날 오전 10시30분 유튜브를 통해 취임 3주년 비대면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30분 가량 회견문을 낭독하며 지난 3년간의 정책 추진 현황과 남은 임기 동안 진행할 사업을 소개했다.
이어 출입기자들이 참여한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질문을 받고 답변했다.
도 교육감의 전 보좌관이 교장공모제 시험문제 출제 조작에 관여해 청렴성이 훼손된 상황에 재선 도전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이번 사건은 사법당국의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될 것으로 본다”며 “중단 없는 인천 미래교육을 위해 재선을 향한 도전은 이뤄질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안으로 인해 나타난 교장공모제의 문제점은 보완하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겠다”며 “새로운 미래교육으로 나아가기 위한 실천을 위해 4년 갖고는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도 교육감은 취임 2주년 기자회견 때도 재선 도전 의사를 표명했다.
이번 회견에서는 기자들이 출마 의사 외에 진보성향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한 경선 참여 여부, 측근 비리에 대한 사과 의사가 있는지, 교장공모제 시험출제 조작 여파로 교장 선발 대상자가 바뀐 문제에 대해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등을 물었다.
그러나 교육청은 회견을 예정했던 1시간이 지나 답변할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해당 질문들을 교육감에게 전달하지 않았고 도 교육감은 이 질문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회견 1시간 중 절반은 교육감이 회견문을 낭독하고 나머지 시간에 7개 정도의 질문에만 답변하고 마친 것이다.
이에 인천교원단체총연합회측은 “교장공모제 비리 사건은 도성훈 교육감이 사과하고 어떤 잘못을 했는지 시민에게 낱낱이 밝혀야 한다”며 “그러나 교육감이 민감한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사법당국이 처리하는 것과 별도로 교육감이 잘못을 인정해야 하는데 아직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회견에서 자신의 치적만 홍보하고 잘못은 숨기려는 것 같아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애초 회견은 1시간만 예정했고 시간이 부족해 교육감이 일부 질문에 답변하지 못한 것이다”며 “답변 못한 것에 일부 기자가 교육감 서면 답변을 요구한 것은 관련 부서와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도 교육감의 전 보좌관 A씨(초등 교원)는 올 3월1일자 인천 B초등학교 교장공모제에 지원한 교사 C씨를 교장으로 선발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교육청 출제위원으로 활동하며 C씨가 건넨 문제를 초등 교장공모제 2차 시험문제로 출제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로 최근 구속기소 됐다.
인천교육계에서는 도 교육감과 측근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도 교육감은 사건 발생 2개월 뒤인 올 3월11일 입장문을 통해 “인천시민, 교직원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밝혔을 뿐 측근 비리에 대한 구체적인 사과는 현재까지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