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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갓·유료회원 모두 사정권"…n번방 수사망 좁히는 경찰(종합)

박기주 기자I 2020.04.06 14:49:43

민갑룡 경찰청장 “갓갓 수사, 의미 있게 접근…법에 따라 엄중 조치”
조주빈 공범 잇따라 구속, 박사방 유료회원 10여명도 특정
암호화폐 거래소 압수수색…금전거래 확인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경찰이 텔레그램 내에서 아동 성 착취물을 유포한 ‘n번방(박사방)’ 사건 수사망을 점차 좁혀가고 있다. 원조 n번방 운영자로 알려진 ‘갓갓’에 대한 수사도 의미 있는 진전을 보이고 있고, ‘박사’ 조주빈을 포함한 박사방 운영진도 속속 검거되고 있다. 여기에 박사방 유료회원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법에 따른 엄중한 처벌을 예고했다.

민갑룡 경찰청장 (사진= 뉴시스)
◇“갓갓 수사, 의미 있게 접근…법에 따라 엄중 조치”

민 청장은 6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갓갓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말하기가 조심스럽지만, 상당히 의미 있게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텔레그램 n번방(박사방)에서 벌어진 범행은 보통 고액 아르바이트 등을 미끼로 피해자들을 유인해 얼굴이 나오는 나체사진을 받아낸 뒤 이를 빌미로 성 착취물을 찍도록 협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갓갓’이 n번방을 가장 먼저 만들어 범행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고, ‘박사’ 조주빈이 만든 방은 유사한 범죄 중 가장 악랄하게 피해자들을 괴롭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미 검거돼 송치된 조주빈 외 핵심 피의자인 갓갓에 대한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찰 내 사이버수사 최고 베테랑을 갓갓의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경북지방경찰청에 투입하기도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갓갓에 대한) 수사 단서로 삼을만한 몇 가지가 있어 추적하고 있고, 사이버수사에서 가장 경력이 오래된 정석화 총경이 투입돼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며 “시간이 걸릴 순 있어도 분명히 피의자를 잡을 수 있고 자심감도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n번방 관련 수사를 진행해 현재까지 147명을 검거해 25명을 구속했다. 여기에 추가로 검거되는 피의자까지 엄중한 법의 잣대를 들이겠다는 게 경찰청장의 의지다. 민 청장은 “주요 범죄자와 거기에 가담해 같이 중요한 범행에 역할을 했던 사람들을 속속 검거하고 있고, 범행의 전모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해 전모가 밝혀지게 되면 그들의 행위의 유형과 정도에 따라, 법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할 것이고 조직성이 있는지에 대한 부분도 하나하나 검증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텔레그램에서 불법 성착취 영상을 제작, 판매한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 씨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공범에 유료회원까지…박사방 수사 ‘속도’

또 경찰은 박사방에 대한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앞서 지난 3일 조주빈의 공범 A씨가 복무하고 있는 경기도 한 군부대를 찾아 그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A씨는 박사방에서 성 착취물을 수백회에 걸쳐 유포하고, 박사방을 외부에 홍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앞서 조주빈 측이 언급한 박사방 공동 운영자 중 하나인 것으로 확인됐다. 군 경찰은 조주빈과의 공모 및 추가 범행 여부를 조사하는 한편 군 법원은 그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조주빈의 또 다른 공범 최모(26)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최씨는 주민센터에서 사회복무요원(공익근무요원)으로 주민등록 등·초본 발급 보조 업무를 하면서 200여명의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조회하고, 이 중 17명의 정보를 조주빈에게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현재 소집해제된 상태로 알려졌다.

여기에 박사방 유료회원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6일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과 관련해 암호화폐 거래소 등 5곳을 압수수색해 조씨에게 암호화폐를 송금한 10여명의 유료회원을 특정했고, 입건자는 더 추가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들 중 여러 차례 송금한 사람도, 한 차례 송금한 사람도 있으며 금액도 제각각”이라고 덧붙였다.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유료회원의 혐의를 확인한 경찰은 수사 범위를 더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박사방 사건과 관련해 빗썸과 업비트·코인원 등 3개 암호화폐 거래소와 대행업체인 베스트 코인을 압수수색했다. 또한 대행업체 비트프록시에 수사협조를 요청해 관련 자료를 확보한 바 있다.

서울청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암호화폐 거래소 및 구매대행업체 20곳(기존 5곳 포함)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순차적으로 집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압수수색 영장은 조주빈이 범행에 사용한 가상화폐 지갑 주소와 유료회원 등을 추가로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압수한 자료를 바탕으로 계속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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