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명길 국민의당 원내대변인은 14일 의원총회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김이수 헌재소장 표결 이후에 민주당의 당대표와 원내대표께서 정말 입에 담으면 안되는 부적절한 언사를 해서 국민의당을 비난하는 행태를 보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민주당과는 어떤 절차적 논의할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입장”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추 대표는 김이수 인준안 부결 이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당을 향해 ‘땡깡을 놓는 집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적폐세력에 동조한 국민의당에 자괴감을 느낀다”(우원식 원내대표), “자유한국당과 보조를 맞춘 국민의당도 적폐연대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박완주 수석대변인) 등 민주당은 잇따라 국민의당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국민의당이 추 대표에 대해 사과를 요구한 것은 ‘머리자르기’ 발언 이후 두번째다. 추 대표는 국민의당 제보조작 사건에 대해 “당의 선대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대표, 후보였던 안철수 전 의원께서 몰랐다고 하는 것은 머리 자르기”라고 했고, 반발한 국민의당이 국회 일정을 전면 보이콧하며 추가경정예산안 처리가 지연됐다. 결국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리사과하면서 가까스로 일단락됐다.
국민의당은 대법원장 공석사태가 장기화되는 것에 대해서도 연연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추 대표의 ‘머리자르기’ 발언으로 추경 처리가 지연됐듯이 향후 김명수 후보자 인준안 처리 또한 차질을 빚게 될 가능성이 크다. 최 원내대변인은 “대법원장의 공석사태는 없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장 후보자가 과연 적임이냐를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며 ”25일 전에 (임명 절차를) 끝내야 한다는 요구에 매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이번에는 중진의원들도 대단히 격앙되어 있는 분위기”라면서 “오히려 지금 김명수 후보자에 대한 표결이 이뤄질 경우 감정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김명수 후보자의 부적절성을 논리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 마련에 고심 중이다. 김이수 전 헌재소장 후보자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지명 자체가 헌재의 중립성·독립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문제제기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오히려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정략적 판단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 지적이다.
최 원내대변인도 “김 후보자가 사법부 독립과 더불어 판사집단의 폭넓은 지지를 받아서 개혁을 끌고 나갈 역량이 있는지, 또 특정 연고단체로부터 오는 요구와 압력으로부터 오는 인사를 무시하고 보편적으로 할 수 있냐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면서 “앞으로 김 후보자와 관련해선 두차례 더 의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국민의당은 이번에도 당론으로 정하지 않고 개별 의원들의 판단에 따라 표결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표 단속은 물론, 표 계산이 어렵다는 점에서 집권여당인 민주당으로서는 또다시 난처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국민의당 사과 요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 사과까지 요구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면서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