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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은 현재 서울고검에서 재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서울고검은 서울중앙지검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야권 인사에 대한 불기소 처분에 국민의힘 측이 항고한 사건을 지난해 4월 접수했지만 1년 넘게 재수사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정권이 바뀐데다 최근 검찰이 전 정권 수사에 탄력을 붙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은 2018년 치러진 6·13 지방선거에서 청와대가 당시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 당선을 돕기 위해 경선 경쟁자에게 출마 포기를 종용하고,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의 비위 첩보를 울산경찰에 전달하는 ‘하명 수사’로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수사 결과 검찰은 2020년 1월 송 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고, 지난해 4월 이진석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을 추가로 불구속 기소했다. 다만 가담이 의심됐던 임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에 대해선 ‘범행에 가담했다는 강한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법조계는 이 사건의 재수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처분 당시 혐의가 없다고 단정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한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검찰이 전 정권 권력 비리 사건에 대한 수사 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도 재수사 주장에 힘을 싣는다. 검찰이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사건을 청와대 등 윗선까지 수사 대상으로 놓으면서, 1년 넘도록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는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 재수사 여부도 조만간 결론을 내리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최근 ‘청와대가 송 시장을 돕는 것처럼 보였다’는 취지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는 점도 재수사 성사 가능성을 높게 만드는 요소다. 송 시장 선거캠프 전신 ‘공업탑 기획위원회’ 멤버이자 측근인 윤모 씨는 지난달 2일과 9일 송 시장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송 시장 변호인의 ‘검사 면담 당시 청와대에서 송철호 후보를 발 벗고 도와줬다고 말한 사실이 있느냐’라는 물음에 “내가 느낀 것은 그랬다”고 답변했다. 그는 검찰 조사 단계에서 ‘송 시장 측이 임 전 실장, 조 전 장관 등 청와대 관계자들과 통화한 이후에 청와대가 발 벗고 도와줬다’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대검찰청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변호사는 “검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할 때 추가 수사 필요성의 여지를 남겨 뒀기 때문에 차제에 의혹을 확실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