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제 3의 도약` 선언 CJ 이재현..첫 행보는 바이오

전재욱 기자I 2021.11.08 17:23:24

제일제당, 네덜란드 본사 바타비아 인수해 최대주주
年 25% 크는 고부가가치 유전치료 CDMO로 성장 발판
"全공정 갖춘 글로벌 제약사..비용 및 기간 단축 기대"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CJ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바이오산업을 낙점하고 네덜란드계 유망 바이오 기업을 인수했다. 이재현 회장이 `제3의 도약`을 선언한 지 닷새 만에 나온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라서 주목된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3일 사내방송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그룹 혁신성장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CJ그룹)
CJ제일제당은 8일 이사회를 열고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Batavia Biosciences·바타비아) 지분 약 76%를 2677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CDMO는 차세대 바이오 의약품 개발 회사에서 일감을 받아 세포와 유전자 치료제,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등과 관련한 제품을 생산하는 산업이다. 원료 의약품, 임상시험용 시료, 상업용 의약품 등을 생산한다.

바타비아는 글로벌 제약사 얀센의 백신 연구와 개발, 생산을 맡은 경영진이 2010년 설립한 회사다. 바이러스 백신 및 벡터 제조 역량을 가진 기업으로서 코로나19 이후 해당 산업이 급부상하며 주목받고 있다.

바타비아는 유럽 바이오산업의 메카 네덜란드 레이던에 본사와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시설을 갖췄고 미국 보스톤과 중국 홍콩에 R&D센터와 아시아 영업사무소를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유전자 치료제 CDMO 시장은 산업이 발전 초기 단계라서 후발주자가 활약할 여지가 열린 시장으로 평가된다. 단순 화합물을 다루는 합성 의약품이나 항체 치료제 중심 바이오 의약품 CDMO보다 고도의 기술력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분야다. 실제로 제약바이오 분야에서도 매해 25% 이상 성장을 거듭하는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평가된다. 2030년 세계시장 규모는 140억~160억 달러(한화 약 16조5000억~18조9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된다.

CJ제일제당의 바타비아 인수는 지난 7월 국내 바이오기업 천랩을 인수한 데 이은 행보다. 두 회사를 축으로 레드 바이오 사업을 확장하고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게 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 바이오 기업들이 세포·유전자 신약 개발에 활발히 나서고 있지만 바타비아처럼 제형·제조 공정 기술·생산 인프라까지 갖춘 곳은 드물다”며 “바타비아가 가진 기술력을 활용하면 신약을 상업화하는 단계에서 비용을 50% 절감하고 기간을 6개월 이상 단축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CJ그룹의 바타비아 인수는 이재현 회장이 `제3의 도약`을 선언한 이후 나온 구체적인 첫 액션 플랜이다. 그룹의 4대 성장 엔진(Culture, Platform, Wellness, Sustainability) 가운데 웰니스에 대한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