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신건철(구로초), 송건호(양진중) 교사를 지난 24일 서울 구로구 구로초등학교에서 만났다. 이들은 “원격수업은 아이들은 물론 선생님들도 적응이 쉽진 않았다”면서도 “코로나가 종식돼도 원격수업은 더 많이, 계속 활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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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의도하지 않게 원격수업을 경험했지만, 이번 기회를 미래 교육을 대비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얘기다.
신 교사는 “이런 사태가 재발했을 때 당황하지 않고 교육을 지속하려면 어렵더라도 (원격수업을) 이어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멈추면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와 같은 사태가 다시 벌어졌을 때 언제든지 원격수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준비가 갖춰져야 한다는 뜻이다. 신 교사는 실천교사교육모임 서울 회장이기도 하다.
학습 효과 측면에서도 원격수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혼합수업)’은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진중에서 혁신교육 부장을 맡고 있는 송 교사는 “요즘 애들은 영상으로 학습한다”며 “지금까진 유튜브를 주로 활용했는데, 휘발성이 강한 유튜브보다 (피드백 등 데이터가 쌓이는) 공공 원격수업 플랫폼을 끝까지 잘 발전시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학습터에서 교사가 얻을 수 있는 정보가 더 많다는 뜻이다.
구로초와 양진중은 모두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원격수업 플랫폼 ‘e학습터’를 활용하고 있다. 케리스는 코로나 사태가 터진 뒤 기존 e학습터를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 환경을 기반으로 고도화시켰다. 기존 300명에 불과했던 동시접속자 수는 지난 4월 기준 10만명으로 늘어났다. 올해 들어선 화상회의 시스템 뿐 아니라 ‘살펴보기(교사가 전체 학생들의 얼굴을 보면서 수업할 수 있는 기능)’ 등 초·중등 교실에서 이뤄지는 수업 특성을 반영한 교수 학습 활동 기능도 새로 만들어졌다. 개발부터 시범 서비스 단계까지 전 과정에 현장 교사와 학생들이 참여해 의견을 전달했다.
그래서일까. 현장의 반응은 나쁘지 않았다. 안정성이 높고 사용하기도 쉽다는 의견이 주였다. 송 교사는 e학습터의 장점으로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아 교사들이 배우기 정말 쉽다”고 했다. 신 교사도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 마이크를 켜고 끄는 것조차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측면에선 ‘줌’보다 통제권을 가질 수 있는 e학습터가 선생님이 수업을 관리하기 수월하다”고 했다.
원격수업 플랫폼 개선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신 교사는 “에듀테크(신기술을 접목한 교육법)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교사들도 개발 과정에 참여시킨다면 좀더 다양한 피드백과 실질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