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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올해 포브스 '미국인 400대 부호' 명단서 제외

방성훈 기자I 2023.10.05 15:51:56

작년 재진입했지만…2021년 이어 또 탈락 ''수모''
트루스소셜·부동산 가치 ''뚝''…올해 순자산 19% 급감
법정서도 ''재산 부풀리기'' 의혹 제기돼 더욱 주목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포브스가 올해 선정한 ‘미국인 400대 부호’ 명단에서 제외됐다. 사상 최초로 검찰에 기소당한 전직 대통령이라는 오명에 이어 또다른 불명예를 안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금융사기 관련 민사재판에 참석했다. (사진=AFP)


4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날 포브스가 발표한 ‘미국인 400대 부호’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포브스가 집계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올해 순자산이 작년보다 19%(6억달러·약 8100억원) 감소한 26억달러(약 3조 5100억원)로 집계됐기 때문이다. CNN은 400명 안에 들기 위한 기준에 3억달러(약 4050억원)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1년에도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부동산 가치가 하락해 25년 만에 명단에서 제외된 바 있다. 지난해 재진입에 성공했지만 2년 만에 또다시 탈락하는 수모를 겪게 된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래리 엘리슨 CEO의 자산이 꾸준히 증가한 것과 달리,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순자산은 두자릿수(%) 손실을 입었다고 CNN은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순자산 감소는 그가 소유한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과 부동산 가치가 하락한 탓이 크다. 트루스소셜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지난 8월 기준 약 73만 8000명으로 작년 12월 130만명 대비 56.8%에 그친다. 아울러 이는 엑스(X·옛 트위터)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와 비교하면 1% 미만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포브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유하고 있는 트루스소셜의 지분 90%에 대한 가치를 1억달러(약 1350억원) 미만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7억 3000만달러(약 9850억원)와 비교하면 7분의 1 이하로 쪼그라든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소유한 부동산들의 가치도 급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센터’로도 알려진 캘리포니아의 52층짜리 고층 빌딩 ‘555 캘리포니아 스트리트’에 대한 지분 가치는 30% 하락한 것으로 추정됐다. 뉴욕 맨해튼 중심가의 사무실 건물인 ‘1290 애비뉴 오브 더 아메리카스’에 대한 지분 가치 역시 6000만달러(약 810억원)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재택·원격근무가 확산하며 상업용 부동산 시장 전반이 침체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아울러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그가 지분을 소유한 부동산에 입점해 있던 홀푸드, 타깃, 노드스트롬, 스타벅스 등 체인점들도 줄줄이 철수했다고 CNN은 전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유한 골프장은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으며, 출간 서적과 연설 등으로 그가 벌어들인 현금성 수입도 4억 2600만달러(약 57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포브스는 밝혔다.

한편 이번 소식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진행 중인 재판에서 ‘부동산 가치 부풀리기’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전해져 더욱 이목을 끌었다. CNN은 “(현재) 뉴욕에서 진행중인 금융사기 관련 민사 재판과 내년에 예정된 여러 재판을 포함해 민·형사상 법적 대응이 늘어나는 가운데 전해진 소식”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자신의 비즈니스 제국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동안 (외부 평가를 통해) 또다른 타격을 입게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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