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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비치페스티벌의 시작은 문예회관들의 교류를 위해서였다. 해를 거듭하며 행사 규모가 커지면서 현재는 전국 문예회관과 함께 유수의 예술단체들이 참여하는 ‘아트마켓’ 중심의 행사로 열리고 있다. 예술단체 입장에선 전국 문예회관으로 공연 유통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다만 한문연의 설립 목적 자체가 문예회관 활성화에 있다 보니 예술단체들이 소외되는 일도 종종 있었다. 과거 행사에 참여했던 일부 예술단체들은 “문예회관의 들러리를 세운다”는 불만을 여러 차례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올해 ‘제16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은 새로운 변화에 나선다. ‘개척’(PIONEER, 파이오니어)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국내외 공연예술 시장 개척의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는 포부다. 이승정 한문연 회장은 “문예회관은 예술단체가 없으면 안 된다”며 “문예회관과 예술단체가 협업할 수 있는 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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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변화는 개막식이다. 올해는 국내외 공연예술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포럼을 준비한다. ‘국내외 공연장 간 공연예술 교류 및 새로운 시장 개척’을 주제로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한다.
개막 포럼은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가 좌장을 맡고 정병국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윌리엄 버뎃 쿠츠 영국 에든버러 어셈블리 홀 극장장 및 페스티벌 예술감독, 질 도레 캐나다 시나르 비엔날레 총감독, 왕시우친 중국공연극장연맹 부총관리자 등이 발표자로 나선다. 토론자로는 정재왈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추진위원, 나탈리 루에 캐나다공연협회 대표, 조 오 칼라간 호주 애들레이드 페스티벌 총감독이 참여한다.
아트마켓은 예술단체가 문예회관을 대상으로 공동제작 및 협업을 제안하는 ‘레퍼토리 피칭’, 24개 문예회관 및 민간예술단체가 참여하는 ‘쇼케이스’, 예술단체 및 문예회관이 참여하는 ‘부스 전시’ 등으로 진행한다. 부스 전시의 경우 6월 12~13일은 예술단체들이, 14일에는 문예회관이 각각 부스를 마련한다. 문예회관 및 예술단체 부스를 교차 운영해 더욱 활발한 쌍방향 네트워킹이 가능하다는 것이 한문연의 설명이다. 이 회장은 “공정한 아트마켓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문화예술계 현안 및 산업 전반 이슈에 대한 정보 교류를 위한 네트워킹,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공식초청작’ 공연과 ‘프린지 페스티벌’ 등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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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연은 해비치페스티벌이 예술단체와 문예회관 간 교류와 매개의 장의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회장은 “해비치페스티벌의 과거를 반성하기 위해 예술단체들과 여러 차례 공청회를 개최했고 비판도 많이 받았다. 이런 비판을 수용하며 하나씩 개선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