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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 문신 시대 코앞인데…뒤에선 ‘불법 마취크림’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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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기자I 2026.04.13 13:38:27

문신사법 시행 전 2년 공백
불법 마취 크림 유통 문제 여전
해외 직구·개인 간 거래 등 성행
업계 자정 노력 속 혼선 지속
약사법 등 처벌받으면 면허 결격 사유

[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문신업을 하는 A씨는 문신사법이 제정되면 정당하고 안전하게 문신업을 이어갈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불법 마취 크림이 유통되는 정황이 계속 목격됐다. A씨는 마취 크림을 유통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B회사에 구매 문의를 넣었고 3만9000원을 입금한 후에 마취 크림을 택배로 쉽게 받을 수 있었다. 일반의약품이 아닌 불법 마취 크림이었다. A씨는 문신사들에게 이 사실을 공유하며 약국을 통한 합법 구매를 독려했지만 B사 대표로부터 명예훼손 형사 고소를 당했다. 문신사들이 모인 단체 메시지 방에서 B회사 이름을 거론하며 마취 크림 유통 사실을 알렸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1월 불송치 결정이 나며 사건은 마무리됐지만 불법 마취 크림에 대한 걱정은 여전한 상태다.

문신사가 고객의 몸에 문신을 새겨주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최근 문신업계에 무분별한 마취 크림 유통으로 현장에서 큰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문신사법이 제정되며 문신이 합법의 영역에 들어왔지만 본격 시행 전 2년의 유예기간 동안 제도와 현장의 간극을 메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신사는 시술 시 약사법에 따른 일반의약품, 즉 약국에서 판매하는 마취 크림을 사용해야 한다.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되지 않는 마취 크림은 불법으로 간주한다. 지난해 10월 제정 후 2027년 10월 본격 시행을 앞둔 문신사법 제8조에서도 ‘문신사는 문신행위를 할 때 일반의약품을 취득 및 사용할 수 있다’고 업무 범위를 한정해 놓았다.

하지만 우회경로를 통한 마취 크림 유통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네이버, 구글 등 포털 검색창에 ‘타투 마취 크림’, ‘문신 마취 크림’ 등의 검색어를 입력하면 구입 문의를 쉽게 할 수 있다. 해외 사이트를 통한 구매도 가능하다. A씨가 발견한 사례처럼 지인을 통해 알음알음 구매하는 사례도 여전하다. 화장품 및 화장도구 제조·유통 회사를 표방하는 B사는 공식 온라인 웹사이트에서는 마취 크림을 판매하지 않는다. 개별 문의로만 마취 크림을 유통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불법 마취 크림 유통이 계속되면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해칠 수 있는 것은 물론, 문신사법 제정 의미가 퇴색한다는 것이다. 대한문신사중앙회에서도 임보란 회장을 필두로 불법 마취 크림 근절 운동을 벌이고 있다. 불법 마취 크림을 구매해 약사법 등으로 처벌받게 되면 문신사법 본격 시행 이후 문신사 면허를 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문신사법 제5조에서는 약사법, 공중위생관리법, 의료법 등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이 면제된 날로부터 2년이 지나지 않으면 문신사 면허를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한다.

임 회장은 문신 합법화를 위해 앞장선다는 일부 문신사도 뒷거래를 통해 불법 마취 크림을 유통하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문신 제도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사람들이 뒤에서 불법 마취 크림을 판매하면 문신 소상공인들은 의심 없이 구매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구매한 사람도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설령 모르고 구매했다고 해도 반복적으로 불법 마취 크림을 구매해 사용하게 되면 약사법 처벌을 받을 수 있고 이에 따라 문신사 면허 발급이 안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문신사가 불법 마취 크림을 구매해 사용하면 약사법을 위반하게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출신의 김태민 변호사는 “문신사가 마취 크림을 구매해 사용하는 것도 의약품 ‘판매’에 해당한다. 결국 문신의 시술 비용에 다 포함한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문신사가) 허가받지 않은 마취 크림을 구매해 사용하게 되면 약사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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