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나경원 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제안한 ‘출산 시 빚 탕감’ 정책을 언급하며 “저는 오히려 아이를 처음 낳았을 때는 이자를 감면해주고, 둘째를 낳으면 원금의 일부를 탕감해주고 셋째를 낳았을 때 전체를 탕감해 줄 수 있는 것을 왜 상상하지 못하나”라고 물었다.
이 자리에서 “다양한 사람이 있는데 대한민국 한쪽은 저출산을 걱정하면서 한쪽은 과거 시대처럼 꽉 막아 놓는 게 맞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박 원내대표는 △대학 등록금 감면 △여성 경력 단절 문제 △생활 동반자 제도 등 다양한 주제를 꺼내 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우선 “대학 교육까지 책임지는 국가가 많다. 언제까지 대학생들이 등록금 몇 퍼센트를 올리니 마니 가지고 학교에서 저렇게 싸워야 하나”라고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또 “여성들은 경력 단절을 원하지 않는다”며 “그러면 국가에서 돌봄을 책임질 수 있는 방향으로 분명히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생활동반자 제도’ 도 다시 꺼내 들었다. 그는 “프랑스는 생활동반자제도를 통해 많은 부분 (문제를) 해소하지 않았나”라며 “이 제도로 바로 가기 어렵다면 연대가족등록제라도 하자”고 제안했다. 이어 “100만 명 가까운 동거가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사람들이 의지하고 살아가면서 병원도 가고 은행도 이용해야 하고 각종 행정서비스를 받아야 하는데 왜 서로 옆에서 보호자로서 서명하고 보조하는 것을 못 하게 막나”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첫 저출생·고령사회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김상희 민주당 의원은 “(합계출산률) 0.78이라고 하는 숫자는 젊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에 절망하고 있다는 비명이고, 특히 젊은 여성들의 대한민국에 대한 포기 선언”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도대체 출산휴가, 육아휴직 한번 마음 편하게 갈 수 없는 상황이고, 청년들의 고용문제 나아가 주택문제, 아이들 교육문제 등 어느 하나 쉬운 게 없다”며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 전 부위원장이 일을 시작하자마자 정치적인 이유로 경질했다. 그리고 중차대한 문제를 다뤄야 하는 이 위원장을 (윤석열 정부는) 별 고민 없이 (나 전 부위원장에 대한) 보복같이 임명해버렸다”며 “이 위원장에 대해서 어느 누구도 기대를 갖지 않는 것이 지금 현실”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이런 취급을 하면서 이 문제에 한 발자국이라도 다가갈 수 있을지 의심하고 있다”고 질책했다.
김 의원은 “이럴 때일수록 민주당이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내놓고 답답한 이 정부가 결단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대책위 출범식에서 “(인구위기에는) 사회적인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며 “민생 절반에 걸쳐 기본적 삶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이 대표가 ‘공동대응’을 언급한 만큼 대책위도 △저출생극복 분과 △지역소멸극복 분과 △인구구조대응변화 분과 △새로운사회로의 전환 분과 등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체포동의안 표결 후폭풍으로 내분에 휩싸인 민주당은 이 대표의 대표적 민생 정책을 추진하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대책위는 오는 8월까지 결과를 내 당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