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수 제언집 작성자’ 호먼 ‘국경차르’로 내정(종합)

김윤지 기자I 2024.11.11 15:31:19

1기 행정부 ICE 국장 직무대행 출신
‘불법 이민 단속’ 최우선 과제 시사
‘논란’ 가족 분리 정책 추진 핵심 인물
이민 관련 거대 통합 부처 설립 예고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 출신인 톰 호먼을 ‘국경 차르’에 11일(현지시간) 지명했다.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사진=AFP)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국경 통제에 충실하고 확고한 톰 호먼 전 ICE 국장이 ‘국경 차르’로 트럼프 2기 행정부에 합류하게 돼 기쁘다”고 직접 밝혔다. 그는 ‘국경 차르’가 남·북 국경과 해상, 항공 보안을 모두 포함한 미 국경 문제를 총괄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7일 수지 와일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데 이어 두 번째로 발표한 차기 행정부 고위직 인선이다. ‘국경 차르’를 우선적으로 내정했다는 점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에서 최우선 과제로 불법 이민자 단속을 다룰 것임을 읽을 수 있다.

그는 호먼 내정자에 대해 “국경을 단속하고 통제하는 데 이 보다 적합한 인물은 없다”고 치켜세우면서 “그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이 직무를 잘 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미 방송 CNN에 따르면 호먼은 트럼프 당선인 재집권 청사진으로 알려진 ‘프로젝트 2025’의 작성자 중 한 명이다. ‘프로젝트 2025’는 대표적인 보수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 주도로 10개가 넘는 보수단체가 참여해 만들고 지난해 발표한 정책 제언집이다. 해당 보고서는 이민 정책과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에서 무기력한 국토안보부를 과감히 해체하고 집행 효율화를 위해 국경·이민 관련 거대 통합 부처를 출범시킬 것을 제안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유세 기간 급진적인 보수 정책 요구가 담겨 민주당의 공격 대상이 된 ‘프로젝트 2025’와 거리두기를 했지만, 이번 ‘국경 차르’ 지명을 통해 ‘프로젝트 2025’가 제안한 대로 국토안보부 내 ICE와 세관국경보호국(CBP), 그리고 보건복지부 내 난민재정착사무소(ORR), 법무부 내 이민심사국(EOIR) 등을 통합하는 이민 관련 거대 부처 설립을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민 정책은 이번 선거 운동 기간 트럼프 당선인의 대표적인 정책 중 하나였다. 그는 수백만 명의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하겠다고 거듭 공언했다.

호먼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논란을 빚었던 ‘가족 분리 정책’을 추진했던 핵심 인물이다. 이 정책은 남부 국경을 통해 불법적으로 미국으로 들어온 미성년자들을 부모 등 성인 보호자들과 분리시키는 것으로, ‘무관용 정책’으로 불렸다. 비인도적인 이유로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면서 행정부는 이를 철회했다.

호먼은 최근 CBS 방송국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60분’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자마자 대규모 강제 추방을 추진하겠느냐는 질문에 “가족과 함께 추방될 수 있다”면서 불법 이민자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호먼은 “무차별적으로 지역 사회를 대대적으로 소탕할 것도 아니고, 강제 수용소를 짓는 것도 아니“라면서 일부 과장된 소문에 대해 선을 그었다.

호먼은 지난 7월 위스콘신 밀위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에 수백만 명의 불법 체류자들을 풀어놨다“면서 ”지금 짐을 싸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1961년생인 호먼은 뉴욕 출신으로, 지역 경찰관으로 근무하다 1984년 미국 연방이민귀화국(INS)에 합류했다. 미 국경순찰대 등을 거쳐 그는 2013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 의해 ICE의 수석 부국장으로 임명됐다. 2018년 그는 ICE를 공식 은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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