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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나가사키시가 오는 9일 개최하는 ‘피폭 79주년 나가사키 원폭 희생자 위령 평화 기념식’에 주일 이스라엘 대사를 초청하지 않기로 했다.
나가사키는 미국이 태평양전쟁 때 원자폭탄을 투하한 지역으로, 시 당국은 원폭이 투하된 8월 9일 희생자 영혼을 위로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행사를 매년 열고 있다.
나가사키시는 이 행사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러시아의 우방국인 벨라루스와 함께 이스라엘 주일 대사도 초청 대상에서 제외했다.
주요 7개국(G7) 중 일본을 제외한 6개국과 유럽연합(EU) 주일 대사가 지난달 19일 스즈키 시로 나가사키 시장에게 이스라엘을 원폭 행사에 초대하지 않는 것을 우려하는 서한을 보냈다는 사실이 뒤늦게 전해졌다.
이들은 서한에서 “이스라엘을 초대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이 러시아, 벨라루스와 같은 부류 나라로 취급돼 오해를 초래한다”며 “이스라엘이 제외될 경우 우리가 고위급을 참가시키기는 어려워질 듯하다”고 밝혔다.
길라드 코헨 주일 이스라엘 대사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글을 올려 “세계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게 될 것”이라며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
기념식을 주최하는 나가사키시 당국은 이스라엘 대사를 초청 대상에서 제외한 이유로 “예측하지 못한 사태가 발생할 위험” 등 행사 운영상 우려 때문이지 정치적인 판단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명단에서 이스라엘을 제외한 파장은 타국으로 번졌다. 우선 줄리아 롱바텀 주일 영국 대사가 “자국을 지킬 권리를 행사하는 이스라엘이 러시아나 벨라루스와 같은 취급을 받는 데 대해 염려한다”며 행사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이어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도 나가사키시가 이스라엘이 아닌 팔레스타인을 초청하기로 한 결정은 “행사를 정치화한 것이며,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주후쿠오카 영사관에서 근무하는 영사를 대신 보낼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이외에 프랑스, 이탈리아, 호주, 캐나다 주일 대사도 일제히 불참할 의향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또 다른 원폭 투하 피해 도시인 히로시마시는 전날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개최한 행사에서 나가사키시와는 반대로 이스라엘을 초대하고 팔레스타인 측은 초청하지 않았다. 이매뉴얼 대사는 히로시마 원폭 전몰자 위령식·평화 기념식에는 참석했다.
이에 주일 팔레스타인 상주대표부 왈리드 알리 시암 대표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비판적인 현지 시민단체가 전날 밤 개최한 집회에 온라인으로 참여해 “나가사키시가 평화와 정의에 기반을 둔 결단을 했다”며 “히로시마시 대응 방식은 위선”이라고 말했다.